1.마음이 자주 흔들리는 당신에게.

괜찮을 줄 알았지, 오늘도.- 힐링에세이 By. 봄볕

by 봄볕

부모님의 도움으로 사업을 시작했다던 친구가

1억 넘는 외제차를 몰고 나타났을 때,


방 한 칸 신혼집에 앉아

집 한 채 혼수로 받았다며 자랑하는 친구의 전화를 받았을 때,


"어디 갈까?"라는 말에

가장 먼저 돈이 떠오른 나와 달리

카톡 프사에 온통 해외여행 사진이 도배된 친구들의 모습을 발견했을 때,


"정말 축하해!"

"와, 진짜 멋지다!"

겉으로는 그렇게 말했지만,

괜스레 나만 혼자 뒤처진 느낌이 들어 마음 한켠이 무너질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컴컴한 방안에 억지로 몸을 우겨 넣고 철장 없는 감옥처럼

스스로를 가둔 채 현실을 외면했다.

나를 제외한 모두에게만 일도, 사랑도 잘 풀리는 불공평한 세상.

애써 괜찮은 척했지만,

한켠에 올라오는 비교라는 잣대가 매번 나의 마음에 잘잘한 구멍을 냈다.


그들이 잘되는 게 싫은 건 아니었다.

비교하며 자꾸만 작아지고 초라해지는 나를 어쩌면 좋을지 몰라서,

그들에게 모진 말을 들은 것도 아닌데

고장 난 커피자판기처럼 울컥 눈물을 쏟아내고 있는 나

어찌해야 할지 몰라서 당혹스러웠다.


"내가 이 것 밖에 안 되는 사람이었나."

"왜 나만 바보처럼 여기에 머물러 있을까."

"가식처럼 보이는 건 아닐까?"

그런 생각들이 하루 종일 마음을 흔들었다.


속 좁아 보일까 봐

못난 사람처럼 보일까 봐

괜찮은 척, 쿨한 척했지만 바람 빠진 풍선처럼 마음이 자꾸만 움츠러들었다.

그럴수록 사람을 만나는 것도 내가 했던 선택들과 마주하는 것도 버거워졌다.

무언가 엉킨 실타래처럼 하루하루가 괴로웠다.


그러던 어느 날, 친한 지인과 공원을 걷다가 그녀가 불쑥 이런 말을 했다.

"참 열심히 사는 것 같아. 대단해 보여요."

그때 깨달았다.

남들과 비교하느라 내가 얼마나 많은 시간, 진짜 나를 외면하며 살아왔는지.

남들보다 뒤처진 나 자신을 다그치느라

차곡차곡 저축한 나의 작은 커리어들을 보잘 것 없다 여기며 송두리째 외면하고 있었다.


불안과 후회의 끈을 쥐고 사느라 진짜 나를 마주할 용기도, 앞으로 걸어 나갈 희망도,

나에 대한 믿음도 잃어버렸던 거다.


내 삶의 속도는 남들보단 느릴 수 있다.

마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나도 조용히 들여다보면,

분명 그 안에 천천히 움직이고 있는 진짜 내가 보인다.


언젠가 먼 훗날에 저 넓고 거칠은 세상 끝 바다로 갈거라던

패닉의 <달팽이> 노랫가사를 기억하는가.

작은 힘을 모아 거친 바다를 건널 당신의 꿈은 어떠했는가?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에서 거북이는 느렸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거북이처럼 살다보면

앞서가는 누군가로 인해 나의 걸음이 무의미하다 생각되지 않을 것이다.

거북이는 애초부터 토끼와 경쟁할 수 없는 존재였다.

그러나 거북이는 멈추지 않았다.

토끼의 비웃음에도 전혀 조급해하지 않았다.

그저 묵묵히 목표를 향해 자신만의 속도로 한 발 한 발 내디뎠을 뿐.


흔들리지 않는 견고한 믿음이

거북이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스스로 방향을 깨닫게 해 주었을 것이다.

끝도 없이 펼쳐진 바다를 겁도 없이 가보겠다던 달팽이의 포부처럼,

느렸지만, 그 어떤 조롱에도 끝내 포기하지 않았던 거북이처럼.


조금은 흔들리며 견디고 있을 당신,

이미 당신도

당신만의 길을 만들며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길 위에서 잠시 멈춰도,

흔들려도,

충분히 괜찮다.


분명한 것은

지금 당신이 서 있는 그 자리가

누군가에겐 그토록 닿고 싶은 도착지일 수도 있음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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