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의 글쓰기 - 50번째
100일의 글쓰기 반환점을 돌았다. 반이나 왔다는 안도감과 동시에 이제 겨우 반이라는 경각심이 함께 들어 기분이 묘하다. 50이라는 숫자에 큰 감흥이 없는 것을 보니 계속 쓰기나 하라는 하늘의 계시인 듯하다.
어제는 다시 한번 합평의 시간을 가졌다. 대략 25일 주기로 합평을 하고 있는데 이번이 두 번 째였다. 지난번과는 다른 새로운 멤버들과의 합평이라 조금 긴장이 되었다.
사실, 합평의 시간은 누구와 나누든 긴장하게 된다. 긍정적인 피드백 위주의 시간임을 알면서도 그렇다. 내 글을 읽고 나서 사람들의 코멘트를 기다리는 잠깐의 정적이 참으로 쫄깃하다.
솔직히 말해서 최근 25일 동안 쓴 글들은 마음에 들지 않는 것투성이다. 하필 이 시기에 개인적인 일들이 많았다. 스트레스 때문에 우울증 약을 복용하기 시작했고, 그로 인해 퇴사도 결정했기 때문이다. 컨디션이 무너져 일상이 거의 붕괴 직전까지 내려갔었다.
그러니 합평에 참여하는 내 마음이 편할 리 없었다. 내가 썼던 글을 떨리는 마음으로 조심조심 읽어 내려갔다. 충분히 손보지 못한 날것의 글을 보고도 집요하게 좋은 점을 찾아서 이야기해 주는 그들의 인성이란. 따뜻한 피드백 속에서 불안했던 마음은 이내 안정감으로 바뀐다.
함께 쓰는 것은 그 자체로도 좋지만, 서로가 함께 자라 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좋다. 미처 알아채지 못한 나의 성장한 모습을 알아봐 줄 때는 더욱 그렇다. 우리가 같은 따스함으로 자라고 있음이 느껴져 내면은 평화로 가득 찼다.
그런 면에서 우리의 합평은 화평의 시간이었다. 글쓰기에 대한 모든 불안함들이 평온함으로 바뀌는 순간이면서 함께 쓰는 이들과는 더욱 화목해지는 일종의 잔치와도 같았다. 100일의 여정이 한 권의 책이라면 나는 합평의 페이지에 제일 아끼는 책갈피를 꽂아두고 싶다.
*사진출처: Photo by Compare Fibre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