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의 글쓰기 - 66번째
100일의 글쓰기 세 번째 합평의 시간을 가졌다. 지난번 보다 다소 이른 시기에 진행된 감이 있긴 하지만, 계속 서로의 글을 보아왔던 시간들이 쌓인 덕분인지 어색함은 조금 덜했다. 어쩌면 합평 자체가 익숙해진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필 야근을 하는 날이어서 합평 시간에 늦게 참석하게 되었다. 미리 양해를 구하기는 했어도 모두에게 너무 미안했다. 무엇보다 함께 쓰는 동지들의 글에 제대로 힘을 실어주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컸다.
그에 반해 내 글에 대한 합평의 시간은 민망하게도 온전히 가질 수 있었다. 지각한 탓에 내 순서가 맨 마지막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이틀 전 썼던, “집착을 버리고 집중하기”라는 글로 합평을 받았다.
줌의 마이크를 켜고, 또박또박 글을 읽어 내려갔다. 늘 눈으로 읽어 내려가기만 했던 글을 소리 내어 낭독하니 새로운 기분이 든다. 고친다고 고쳤는데도 읽는 동안 틀린 부분들이 다시 눈에 띄었다.
낭독 후, 합평을 듣는다. 내 글에 대한 장점을 찾아 이야기해 줄 때는 부끄러우면서도 무척 기분이 들뜬다. 칭찬은 여전히 어색하지만 듣고 나면 분명 큰 힘이 된다.
아쉬운 점에 대해 들을 때는 긴장도 되지만 그만큼 더 집중하게 된다. 이런 이야기들은 대부분 수긍할 수밖에 없다. 단점에 대해서 만큼은 그들의 눈이 나보다 훨씬 더 정확하다. 다음 글에는 보완해 보리라 다짐해 본다.
화면에 비친 사람들의 눈 속에 불빛이 아른거린다. 서로를 향한 관심과 애정이 작은 불꽃이 되어 빛나는 지금이다. 밤이 깊도록 함께 낭독하고 마음을 나누고 보니 글쓰기를 향한 열정이 다시금 타오르고 있다.
부쩍 추워진 날씨에 하루 종일 움츠렸던 날이었다. 합평의 시간을 마치고 나니 제법 따뜻해졌다. 내 얼굴과 화면 속 그들의 얼굴 사이에 작은 화목난로를 피우기라도 한 것처럼.
*사진출처: Photo by Tim Bish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