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성폭행한 80대 노인
성범죄가 끔찍한 이유는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육체와 정신에 모두 남기기 때문이다. 남성이 피해자인 경우도 있긴 하지만, 여성 피해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여성의 인권이 예전보다야 개선되었다고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여성은 사회적으로 아직 약자에 위치한다.
사회적 약자인 여성보다 더 약자의 위치에 있는 존재가 바로 아동이다. 성범죄자라는 말 앞에 아동이라는 단어를 붙이는 순간 더욱 참혹해진다. 그리고 우리는 이미 지난 2008년 조두순 사건을 통해 끔찍한 참상을 목격했었다.
며칠 전 내 눈을 의심할 만한 기사를 보았다. 84세의 남성이 11세의 초등학생에게 수 차례 성폭행을 저질러 검찰이 중형을 구형했다는 기사였다. 그는 범행 전에 비아그라까지 복용을 했다. 치밀하고 계획적이며, 악랄한 수법에 치가 떨렸다.
재판에서 범인은 비아그라 복용과 추행은 인정했지만 강간 혐의는 부인했다. 심지어 치매 증상 등을 핑계로 위치 추적 장치 명령도 내리지 말라고 요구했다. 반성하는 모습이 눈곱만큼도 보이지 않는다.
더 놀라운 것은 범인이 이미 2017년과 2018년 두 차례 아동 대상 성범죄로 재판을 받았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그는 신상정보 공개는커녕 위치 추적 장치도 착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에게 내려진 처벌은 고작 집행유예와 벌금형이었다.
아동 대상 성범죄의 재범률이 높다는 것을 잘 알았을 텐데 두 번이나 약한 처벌을 내렸다는 것이 이해가 안 됐다. 결국 재판부의 판결이 또 한 아이를 희생양으로 만들고 말았다. 국민들이 계속해서 솜방망이 처벌에 분노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재판부는 이러한 판결을 내렸던 사유 중 하나로 그가 고령이라는 점을 들었다. 범죄에도 무슨 경로 우대가 있다는 말인가? 약자인 피해자를 고려한 판결이 아니고, 가해자를 약자로 여긴 판결로 보이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가해자에게 지나치게 관대하고 피해자에게 한없이 가혹한 것이 대한민국의 법원이라는 말을 어느 뉴스의 댓글에서 본 기억이 난다. 이러한 오명을 벗기 위해서라도 아동 성범죄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 정말 보호받아야 할 사람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말이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법에 대해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나와 가족을 지켜줄 수 있는 방패가 되어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 이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처벌이 너무 약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좀 더 귀를 기울여야 한다.
'악한 자'는 엄중히 처벌하여 정말 '약한 자'를 보호해 주는 그런 법이 되기를 바란다. 대한민국의 법이 '악한 법'이라고 생각하기 전에 말이다.
사진출처: Photo by Tingey Injury Law Firm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