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외출할 때 중무장을 하고 옷깃을 단단히 여민다. 그런데도 틈을 어떻게 찾았는지 칼바람은 들이친다. 거북이라도 된 것처럼 목에 잔뜩 힘을 주고 움츠려도 보지만 소용이 없다.
모자 달린 롱패딩은 이제 생존템이 되었다. 겨울이 추운 건 당연하겠지만 원래 이렇게까지 기온이 내려갔었나 싶다.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웠던 요 며칠 사이 재난문자도 오랜만에 열심히 울려댔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강추위는 곳곳에 여러 피해를 남긴다. 수도나 보일러가 동파되거나 자동차 배터리가 방전되기 쉽기 때문이다. 심지어 전기 공급에 이상이 생기면 온 동네가 정전이 되기까지 한다.
실제로 한파 피해 소식이 뉴스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 어제 눈까지 많이 내린 바람에 피해가 더 커진 모양이다. 눈은 그쳤지만 주말부터 다시 추워진다고 하니 이놈의 날씨가 복구할 틈을 주지 않는다.
한파의 원인은 지구 온난화 때문이다. 북극의 온도가 높아지면서 찬공기를 막아주던 제트기류의 힘이 약해져 냉기가 아래로 밀고 내려온 것이다. 이상 기후로 인해 발생되는 문제가 이제는 매 계절마다 생기는 듯하다.
당장의 더 큰 일은 내려간 기온과는 반대로 가스비는 너무 많이 올랐다는 데 있다. 아낀다고 아꼈는데도 난방비 고지서에는 예년 이맘때보다 훨씬 많은 액수가 찍혀 있었다. 우리 집만 그런 건 아닌지 난방비 폭등과 관련된 뉴스도 꽤 많이 보도되고 있다.
월급 빼고 다 오른다고 말할 만큼 계속 물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공공요금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겨울철 가스비 인상은 서민들이나 자영업자들에게는 아주 큰 타격이 된다. 생존과 직결되는 부분이라 난방비 인상은 그야말로 폭탄처럼 느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올해 상반기 버스 요금과 지하철 요금도 인상 예정이고, 가스비 역시 추가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한다. 아무래도 당분간 물가상승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상 기후에 물가 상승까지, 이래 저래 폭탄만 가득 안고 사는 기분이다.
가뜩이나 추워서 몸이 움츠려들 수밖에 없는데 들려오는 이야기들 때문에 마음마저 움츠리게 된다. 너무도 춥고 지난한 겨울을 살아가고 있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이 계절을 모두가 견뎌내야 한다.
각자 생존하기에도 버겁지만 이런 시기일수록 주위를 돌아볼 때이다. 큰 도움이 아니어도 괜찮다. 물건을 사면서 친절한 인사말을 한다든지, 직장 동료에게 따뜻한 캔커피를 건넨다든지.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작은 따스함들이 모이기 시작할 때 얼어붙은 마음도 녹아내릴 것이다.
모두가 춥지만 마음 한구석만이라도 따뜻함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는 추운 계절을 함께 이겨낼 방법을 이미 알고 있다. 지금 필요한 건 서로의 체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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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온도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