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 & ISF 부부 아기 없이 떠나는 여행 5

오사카 카운트다운

by 박제

#9

이제 맛집 선택에 있어 구글맵만 믿진 않고 철저한 고증을 거친다. 오사카는 초밥의 시작지는 아닐지 몰라도 초밥을 대중적으로 유행시킨 곳이라, 블로그나 유튜브에 초밥 맛집에 대한 많은 정보가 오픈되어 있다. 맛집을 먼저 1차적으로 찾아 운영을 하는지 확인 재확인 끝에, 우오신 스시본점으로 갔다. 다행히 도착했을 때쯤이 이른 시간이었던지 웨이팅이 길지 않았고, 10분 정도 만에 금방 자리를 잡았다.

옷을 걸어두고 초밥을 주문했다.

우선 눈에 들어오는 초밥이 회사이즈가 정말 크다. 한 점 한 점 두둑하니 만족스럽다. 유명한 장어 초밥 맛집이라, 장어 초밥도 시켰다. 모두 만족스럽다. 왜 유명한지 알 거 같다.

음료로는 도전의 의미로 말차하이볼을 시킨다. 주변 일본인들이 아무도 안 시키고 있어서, 살짝 불안했는데, 역시나다. 우리는 새로운 경험한 셈 치기로 했다.

배도 든든하게 채우고 우메다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햅파이브로 출발했다. 햅파이브는 관람차로, 오사카의 경치를 관람하는 곳이다. 서울엔 없는 도시 안에 있는 관람차라 한국인들은 오사카에 오면 필수적으로 오는 여행코스이다. 우메다공중정원에서 해 뜰 때의 오사카를 봤다면 햅파이브에서는 야경을 보기로 했다.

관람차에서 보는 오사카는 예쁘다. 경치도 경치지만 관람차의 좁은 공간이 주는 유대감과 결속력이 좋다. 별 걸 안 해도 아내와 한결 가까워지는 느낌이다.

일본에 오면 의무처럼 들리는 돈키호테에 들려 기념품과 생활 용품을 샀다. 돈키호테는 5000엔을 넘기면 텍스 리펀을 해주고, 10000엔을 넘기면 할인 쿠폰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많은 한국인들이 그 이상 소비를 한다. 참 머리 좋은 사람들이다. 아내는 역시 쇼핑 리스트를 다 조사해 왔고, 나는 그냥 대충 가족 기념품이나 술사야지 하고 처음엔 생각했는데, 쇼핑이 의외로 재미있다. 워낙 다양한 품목들이 있어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쇼핑을 거의 한 시간 가까이하고 지쳐서 숙소로 돌아왔다.


오늘은 12월 31일로 2022년의 마지막이다. 오사카 도톤보리 에비스 다리에서 카운트다운을 한다 해서 일본 온 김에 보기로 한다. 잠시 쉬고 난바로 가기로 했다.


#10

이 호텔은 방은 좁지만 지하 1층에 있는 목욕탕이 정말 좋다. 어차피 여행 와서 잠만 자서 방이 좁아도 이렇게 부대시설이 좋게 만든 호텔을 볼 때면 일본의 효율적인 생각이 느껴진다. 탕에 들어가 눈을 감고 있으면 피로가 싹 풀린다. 예전에도 목욕탕을 몇 번 갔었지만 이런 느낌은 처음이다. 욕탕에 조금만 있어도 손이 쭈글 해지는 게 오래 있진 못하는 체질이지만 하루 종일 걷느라 힘들었던 몸에게 혈액 순환을 시켜주는 느낌이라 기분이 상쾌하다.

난바에는 역시 사람이 많다. 도톤보리 다리 한복판에 일본 경찰들이 다수 있다. 우리나라 광화문에 시위행진이 있을 때 모여있는 경찰들처럼 일본 경시청의 경찰들이 모여 있다. 무슨 일인지 궁금해 번역기를 튼다. 번역한 내용과 찾아본 걸 종합해 보니 에비스 다리에는 새해 첫날 톤보리 강으로 뛰어드는 문화가 있다고 하는데, 올해는 무슨 이유인지 경찰들이 못하게 통제를 하려는 것 같았다. 이거 자체로 연말 분위기 물씬이다.

시간이 좀 남아 우리는 간단히 뭐라도 먹으려 돌아다닌다. 또 시작이다. 웨이팅과 맛집 찾기. 사람은 많았고, 식당은 한정적이다. 이리저리 연말 분위기를 느끼며 걷다가 운이 좋게도 괜찮은 맛집인데 회전율이 빨라 줄이 길지 않은 라면집을 발견한다. 까다로운 조건을 통과한 라면집이다. 시간도 딱 알맞게 한 그릇 먹고 나면 새해 카운트다운의 시작이다.

에비스 다리 주변에는 사람이 엄청 모여 있다. 다리 위에는 경찰들이 바리케이드를 치고 있었고, 사람들은 스마트폰 카메라를 들고 있다. 12시가 되고, 카운트다운을 세고, 사람들은 강물에 뛰어드는 사람이 있는지 카메라를 들이댄다. 분위기에 휩쓸려 같이 핸드폰을 들고 찍으려고 경쟁한다. 먼저 찍는 거나 먼저 발견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다고, 그냥 재미있다. 결국 경찰의 바리케이드를 뚫는 사람은 없다. 거리에는 음악 틀고 춤추는 사람들이 있고, 흥겨운 분위기로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있다.

2022년 12월 31일, 올해의 마지막은 오사카에서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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