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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벚꽃Ending

by 박제

라디오에선 인왕산 산불과 갈증 해소를 원하던 농민들에게 단물 같은 비라는 방송이 흘러나온다.


어제부터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고 있다.

얄궂게도 벚꽃이 개화하고 1-2주 안에는 꼭 비가 내린다.

짧은 순간 피고 지는 벚꽃의 희소가치를 극대화시키는 듯, 벚꽃을 구경하는 인파의 몰림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걸 상기시키는 듯, 벚꽃놀이를 천천히 준비했던 사람들의 게으름을 비웃는 듯

벚꽃나무의 벚꽃들은 자유를 찾아 뛰어내렸다.


나도 게으른 사람 중에 하나다. 게으르기보단 아가 때문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긴 하지만, 아가는 벚꽃 개화 시기에 태어났다.


벚꽃의 개화 시기가 점점 앞당겨지고 있다. 여의도 벚꽃축제는 어제부터라고 하던데, 준비하신 분들이 큰 상실 없이 자연의 변화와 예측의 덧없음을 즐기며 상실감을 합리화시키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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