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 증명을 읽으니까 사랑이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최진명 작가의 생각의 흐름을 잡고자 써보는 글

by 후드 입은 코끼리

친구랑 며칠 전에 우리만의 독서클럽을 열어보자고 말했다. 나는 그 때 예전부터 읽어보고 싶었던 구의 증명 책을 밀리의 서재에 있는 것을 보고 이 책을 가지고 토론해보자고 말했다. 그 친구도 흔쾌히 오케이를 했다. 그리고 서로 토론할 날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았다.


나는 구의 증명 책이 우리집에 굴러다니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렇다고 제목과 그림이 너무나 현대적으로 동 떨어져있다고 생각해서인지 읽어보지는 않았다. 그런데 성인이 되고 나니까 읽어볼만한 책일 것처럼 느껴졌다. 어떤 내용인지도 모른 채 나는 밀리에서 책을 다운받고 읽기 시작했다.


내용은 두 사람의 시점에서 계속해서 진행된다. 어린 시절부터 나이들어서 20대까지 그들의 사랑이 지독하고도 아프게 그려져있었다. 사랑이 아리고 시릴 수 있을까? 사랑임을 둘은 알고 있는데도 환경이 녹록지 않은데다가 수 많은 핍박한 가정환경으로 인해 가끔씩 떨어져 지낼 수 밖에 없었다. 둘은 다른 상황에 있어도 계속해서 둘을 탐닉했다. 담이는 그를 그리워했고 구 역시 담이를 계속해서 그리워했다.


서로 같이 있지 않는데도 담이는 구를 무척이나 보고싶어했다. 그의 입술 하나를 뜯어보고 싶어했던 어린 시절. 담이와 구의 첫 키스는 그렇게 따갑도록 아팠지만 거기서 멈출 수 없었다. 그들은 사랑스럽게 키스를 했다. 그리고 그렇게 그들의 마음을 확인하 것일까?


사실 오래 전부터 확인은 했던 것 같다. 둘은 계속해서 손을 잡고 다녔고 둘도 없는 사이의 캐미는 어른들이 봐도 계속해서 있었으니까. 이상한 헛소문이 돌더라도 그들은 손을 놓으려고 하지 않았지만 구는 결국 담이의 손을 내려놓았다. 담이는 거기서 큰 실망을 하지만 어떤 이유였을까? 구가 그녀의 손을 내려놓은 것은?


나는 노마의 이야기 역시 재미나게 읽었다. 노마는 공장에서 조용히 지내던 아가였는데 갑작스러운 미끄러운 겨울날 교통사고로 인해서 생을 일찍 마감했다. 죽음을 목격한 담이는 죽음을 어려서부터 두려워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있는 것만 같았다. 죽음은 너무 일찍 봐온 담이에게 위로를 해주고 싶었지만 그런 환경이 되지 않았던 지라 담이는 더더욱 이모의 말에만 귀를 기울일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이모가 해준 메실주로 술을 배웠지만 그것을 술이라고 생각하고 마시지 않았기에 배앓이를 도와주는 편안한 음료로 본 것. 이런 이모 밑에서 자랐다.


결국 담이와 구는 구의 전역 이후로 같이 돌아다니자고 말하면서 전국 방방곳곳을 헤집으며 살았다. 1년 2년 이상 살 수는 없었지만 그때의 쫒김이 아마 둘의 행복이 아니었을까? 그나마 그들이 같이 있었던 그 시기야 말로 사랑의 결실처럼 느껴졌다. 사랑은 정말 보니와 클라이드 처럼 낭만적이게 도망치면서 생기는 감정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그러나 구는 죽었다. 담이가 그런 구를 먹으면서 이 작품은 끝이 난다. 죽어서도 기억하고 싶은 방법. 살육이라할지라도 그것이 사랑이 깃들여져있다면 먹을 수 있는 것 아닐까? 구의 시체가 굽고 창백하게 작아져도 하나하나 살점을 뜯어먹으면서 그를 추억하는 담이. 담이의 사랑이 진정히 느껴지는 대목이자 충격이었다.


담이는 그런 구를 잃었으니 어찌 살아갈까? 살아가지 않을 것 같다. 그녀 역시 구의 곁으로 얼마 지나지 않고 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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