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를 하고 나서 가장 먼저 계획한 것은 한달살이 었다. 때는 10월 말을 향해가고 있었고, 날씨는 점점 더 추워지고 있었다. 따뜻하고 물가가 싼 나라로 훌쩍 떠나고 싶었다. 작년부터 서핑에 빠져 있었는데, 따뜻한 나라에 가면 매일 서핑도 하고 실력도 늘어서 오리라.
그런 나에게 나의 친누나는 제주도행을 제시했다. 물론 그녀와 9개월 조카와 함께. 그녀는 윤우를 낳고 1년 육아휴직 중에 있었으나, 곧 직장에 복귀할 때가 다가오고 있었다. 그녀도 육아에 지칠 대로 지쳐, 어딘가 훌쩍 떠나고 싶었지만 혼자서는 엄두가 안 났으리라. 백수 동생이 생기니, 그것도 한달살이를 계획 중이라고 하니 얼마나 좋은 기회였을까!
날씨만 제외하고선, 제주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 생각했다. 날씨가 점점 추워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가 머물렀던 날들은 예년보다 기온이 매우 따뜻했고, 떠나는 날 거짓말같이 폭풍겨울이 시작되었다. 마치 제주가 우리를 반갑게 맞이하고, 떠날 때까지 찬바람을 막아주었다고 생각하고 싶을 정도였다.) 아름다운 자연과 수많은 핫플레이스, 그리고 무엇보다 동서남북 서핑할 수 있는 해변도 많았다. 그렇게 나는 제주행을 선택했다. 누나의 오랜 친구와 그녀의 4살 배기 아들도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