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스스로 짝사랑을 참 많이 하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남자 여자를 떠나서, 상대에게 돌려받지도 못 할 마음을 과하게 주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이다.
이전에는 내가 100을 주었는데 10도 돌려주지 않는 사람들로 인해 상처를 받곤 했다. 특히 대학교에 처음 입학했을 때 그랬는데, 내가 좋아하는 동기, 선배들에게는 아낌없이 주고도 그 마음을 다 돌려받지 못했다는 생각에 공허함을 많이 느꼈다. 인간관계에서는 항상 애타고, 속상했다.
지금와서 돌이켜보면 정도 많고 상처도 너무 많아서 내가 준 사랑을 다 돌려받고 싶어했던 스무살의 내가 안쓰럽기도 하다. 주변에서 '돌려받을거란 기대도 하지 말고 애초에 주지도 마. 니 감정낭비야'라는 삐딱한 조언을 들으면서 그게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곧 깨달았다. 나는 천성이 그럴 수 없는 사람이다.
누군가를 사랑하면, 나는 그 사랑을 다 표현해야 하는 사람이다. 설령 상대는 나에게 그만한 사랑을 주지 않는다 해도. 연애관계에서도 의도적인 밀당같은 걸 잘 못한다. 잘 못하는 사람이 억지로 하기에는 너무 고급 스킬이다.
돈 아끼려고 내 끼니는 대충 때워도, 무언가를 보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떠오르면 그게 내 일주일치 생활비라도 사야한다. 그 사람이 웃는 모습 한 번 보는게 너무 좋으니까.
흔히 말하는 호구같은 스타일인데, 그래도 다행히 나는 나를 이용해 먹으려는 사람은 귀신같이 구분한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 앞에서만 대책없는 호구다. 그렇게 스스로를 정의하고 보니, 그런 내가 꽤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그냥 아낌없이 다 주기로 했다. 멍청하다는 이야기도 듣고,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어떡하겠어. 좋은데.
그렇게 좋아하다보면, 어느 누군가는 그 마음을 알아주고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역시 나를 좋아해주기도 한다.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가 훨씬 많다. 상대가 내 마음의 반의 반도 주지 않아도, 개의치 않고 열심히 좋아하다가 나 역시 어느날 그 마음이 줄어들게 되면 속상하게도 그 관계는 그렇게 끝이 난다.
그러니까. 그런 내 맘을 알아주고 자기 마음을 내 주는 사람이 있다는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지만, 그런 사람들이 있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라는 걸 느낀다. 그 사람들에게는 정말 무엇을 주어도 아깝지 않다고, 나는 자신있게 말 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지금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이 밤이 아주아주 따뜻하기를 기도한다.
그 사람의 마음은 내 마음에도 똑같이 쓰이니까. 혹여나 그 사람이 아쉽고 슬픈 감정들로, 이런저런 걱정들로 인해 잠들지 못 하고 있을까봐 내 마음이 쓰이니까.
내 밤이 조금 차도 괜찮으니, 오늘은 그 사람의 밤이 꼭 따뜻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