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그대를 부르거든,
정적 속에서 서서히 피어나는 첫 숨빛처럼
가장 깊은 밤을 가르며
마음속에 사라지지 않을 흔적으로 남으리.
그 부름은 또렷이 들리지는 않아도
우리의 발걸음을 이어주며
서로를 향한 은근한 흐릿결로 변하리라.
서리가 넓은 언덕을 품듯,
가느다란 맥락이 나뭇살 틈새에 스며들며
침묵 속 서약으로 다가오네.
그 떨림은 새벽의 구름결처럼 퍼져나가며
우리의 마음을 가만히 휘감고
흔들리는 어린 잎새처럼
서로의 잔잔한 울컥임을 전하리.
사랑의 메아리가 스며드는 순간,
마음은 조용히 그대와 엮여
깊은 밤을 채운 무수한 기억 아래에서
그 희미한 번짐은 고즈넉이 흐르는 옹달샘이 되리라.
그 포근함은 지나온 시간의 흔적을 덮어
우리의 손끝에 은은히 스며들며
보이지 않는 마음의 줄기를 잇는 섬세한 실타래로 변해
삶의 어귀에서 빛나리라.
사랑이 그대를 부르거든,
우리의 숨겨졌던 감각이 서서히 일어나고,
그 순간들은 서로의 눈동자 속에 스며들며
고운 결의 떨림 같은 속삭임으로
오랜 세월 동안 가슴에 스며들리라.
사랑은 단순한 울렁임이 아니라
깊이 새겨지는 여백으로 엮여
그 안에서
우리의 본질은 서로를 부드럽게 감싸네.
엮인 시선 속에서
천천히 드러나는 흐릿한 자취가
우리의 앞길을 살며시 밝혀주리.
사랑의 숨소리가 이어질 때,
우리는 머뭇거림을 지우고
그 맺힘은 서로를 향해 스며들며
조용히 같은 깊음 속으로 스며
함께 걸어가리.
사랑이 머문 하늘빛 속에서
우리는 자유롭게 부유하며
서로를 향한 그리움 속에 자신을 내맡기고
그 품 안에서 더는 불안을 느끼지 않으며
따뜻한 쉼의 자리로 닿으리.
사랑이 그대를 부르거든,
그 부름에 잔잔히 응답하리.
우리의 마음은 더욱 단단해지고
그 깊이 속에서 우리는 서서히 빛나
세상의 모든 경계를 넘어
서로를 더 깊이 끌어안으리라.
지속되는 여운 속에서
그 부드러운 흐름이 우리에게 닿을 때,
우리가 나눈 감정은 어둠의 베일 속에서도
희미하지 않고, 그러나 잔잔히
새겨져 결코 바래지 않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