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저녁, 하루의 고단함이 짙게 내려앉은 그 순간,
네 눈 속에 머무는 빛을 본다.
지친 눈빛 너머로 흩어진 별처럼,
그 빛은 차갑고도 따뜻하게 나를 감싸고,
초췌한 너의 모습은 내 마음속에
고요히 스며들었다.
너의 피로는 나의 사랑이었다.
투정 섞인 말투, 짧은 짜증,
그 순간마저도 나에게는 귀하게 들려왔다.
네가 내 곁에 있다는 사실이
더없이 소중했으므로.
너의 그림자가 내 눈 속에 새겨지듯,
그림자조차도 내게는
희미한 빛이었다.
차가운 바람이 부는 이 길,
나는 네 손을 잡고 걸어가고 싶다.
너의 걸음이 무겁게 느껴질 때,
내 손끝으로 전해지는 온기 속에서
우리는 함께 추위를 녹였다.
고요한 밤하늘 아래
작은 기도가 피어나는 순간,
너의 미소는 한 송이 꽃처럼
내 마음속에서 피어났다.
너의 아픔,
그 묵직한 슬픔을 함께 짊어지고 싶다.
너의 눈물 자국을 따라
내 손끝으로 닿고 싶은 마음,
너의 상처를 어루만지며
나는 네게 기댈 수 있는 나무가 되고 싶었다.
너의 피로한 얼굴 위에
내가 쉴 수 있는 자리가 되길.
초췌한 너의 모습은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처럼
여리면서도, 그 자체로
단단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었다.
나는 그 속에서 너의 순수함을 보았다.
너의 마음은 피곤을 이겨내는 불씨였고,
나는 그 불씨를 사랑했다.
세상에 지친 너의 어깨 위에
내 손길이 닿기를 바란다.
네가 걸어온 길이 얼마나 험했는지,
그 무거운 짐을 나도 함께 나누고 싶다.
너의 어두운 골짜기마다
내가 함께 있었으면 좋겠다.
너의 존재가 내게 빛이 되어준 것처럼,
나도 너의 편안한 쉼이 되고 싶었다.
초췌한 너, 그 피로한 모습조차
나에게는 한 송이의 선물이었다.
너와 함께하는 이 시간들이
내 삶을 환하게 밝히고,
너의 무거운 숨결 속에서
나는 나를 찾았다.
고단한 저녁,
너의 안식처가 되고 싶은 마음.
너의 웃음과 눈물이 내 가슴에 새겨지고,
너의 존재가 빛이 되어
나의 길을 인도해준다.
사랑이란, 너를 지켜보는 것.
네가 지친 밤을 함께 걸으며,
우리의 손끝이 맞닿은 그 순간,
나는 초췌한 너의 모습을 통해
사랑의 진짜 얼굴을 알게 되었다.
이 길 위에서,
나는 너와 함께 걸으며
그 사랑을 노래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