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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Jusunshine Nov 12. 2024

초췌한 너

어두운 저녁, 하루의 고단함이 짙게 내려앉은 그 순간,

네 눈 속에 머무는 빛을 본다.

지친 눈빛 너머로 흩어진 별처럼,

그 빛은 차갑고도 따뜻하게 나를 감싸고,

초췌한 너의 모습은 내 마음속에

고요히 스며들었다.

너의 피로는 나의 사랑이었다.

투정 섞인 말투, 짧은 짜증,

그 순간마저도 나에게는 귀하게 들려왔다.

네가 내 곁에 있다는 사실이

더없이 소중했으므로.

너의 그림자가 내 눈 속에 새겨지듯,

그림자조차도 내게는

희미한 빛이었다.


차가운 바람이 부는 이 길,

나는 네 손을 잡고 걸어가고 싶다.

너의 걸음이 무겁게 느껴질 때,

내 손끝으로 전해지는 온기 속에서

우리는 함께 추위를 녹였다.

고요한 밤하늘 아래

작은 기도가 피어나는 순간,

너의 미소는 한 송이 꽃처럼

내 마음속에서 피어났다.


너의 아픔,

그 묵직한 슬픔을 함께 짊어지고 싶다.

너의 눈물 자국을 따라

내 손끝으로 닿고 싶은 마음,

너의 상처를 어루만지며

나는 네게 기댈 수 있는 나무가 되고 싶었다.

너의 피로한 얼굴 위에

내가 쉴 수 있는 자리가 되길.


초췌한 너의 모습은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처럼

여리면서도, 그 자체로

단단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었다.

나는 그 속에서 너의 순수함을 보았다.

너의 마음은 피곤을 이겨내는 불씨였고,

나는 그 불씨를 사랑했다.


세상에 지친 너의 어깨 위에

내 손길이 닿기를 바란다.

네가 걸어온 길이 얼마나 험했는지,

그 무거운 짐을 나도 함께 나누고 싶다.

너의 어두운 골짜기마다

내가 함께 있었으면 좋겠다.

너의 존재가 내게 빛이 되어준 것처럼,

나도 너의 편안한 쉼이 되고 싶었다.


초췌한 너, 그 피로한 모습조차

나에게는 한 송이의 선물이었다.

너와 함께하는 이 시간들이

내 삶을 환하게 밝히고,

너의 무거운 숨결 속에서

나는 나를 찾았다.


고단한 저녁,

너의 안식처가 되고 싶은 마음.

너의 웃음과 눈물이 내 가슴에 새겨지고,

너의 존재가 빛이 되어

나의 길을 인도해준다.


사랑이란, 너를 지켜보는 것.

네가 지친 밤을 함께 걸으며,

우리의 손끝이 맞닿은 그 순간,

나는 초췌한 너의 모습을 통해

사랑의 진짜 얼굴을 알게 되었다.


이 길 위에서,

나는 너와 함께 걸으며

그 사랑을 노래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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