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4월에게서 울음을 배웠다.
엎드린 동백에게 울음을 배워서
먼 섬을 닮아 쉽게 저물었다.
가족 보다는 가족 같은 사람이 필요했다.
단단하고 푸르게 묶어 줄,
소리가 되지 못한 말들은
죄다 울음이 되어 떨어졌기에
밤은 허락 없이
지나온 사람들을 데리고 온다.
망각은 꽃 속처럼 깊고 아득해서 멍든다.
꽃대궁처럼 푸릇푸릇하게 쥐어 줄 수 있는 사람,
그러나 부끄러웠던 젊은 날이여,
뚝뚝,
초점거리 밖으로 밀려난 친구들이여, 뚝뚝,
등을 두드려주고 오래 눈을 바라보던 시간들이여, 뚝뚝,
한 우산 아래 앉아 젖어가던 새벽의 우리여, 뚝뚝.
청춘이란 하루하루가 접착된 서적 같은 것이어서
한 장씩 찢겨지는 대신 한 권의 시절이 투신한다. 뚝뚝,
우는 사람에 대한 세상의 인내는 길지 않고
오직 제 몸에 깃든 울음만이 오래간다.
세상과 달리 너는,
아팠다는 말도 허락해 주었다. 아프다는 말이 아닌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