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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창준 Mar 23. 2023

무화과

내 배를 갈라서 보여줄까

구전되지 않아 

안으로만 휘발되던 사랑을

허공을 움켜쥐었던  

내 손자국을, 누가 물어보면 

묽고 흰 즙을 잠자코 흘리던 시간들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던 마음들, 

빛나지 않던 시절들,

계절에 맞지 않던 표정들, 

맨몸으로 견디던 서리들.

일기 속에 반복되던 문장들,

점점 붉게 물러지던 시간들     

새 계절이 어딘가에서 제작되는 동안

점점 희게 물러지는 그리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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