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 정비
야옹!
와 햇빛 좋아.
봄이 오는 냄새가 팍팍 난다.
멍멍!
이프나 너 햇빛 아래서 뭐해?
뒷다리가 하늘을 찌르네.
신기하고 대단하다. 어떻게 그렇게 유연할까.
야옹!
햇빛 샤워와 털 다듬기 하는 거야.
내 몸은 내가 책임져야지.
이게 지구별 여행의 가장 중요한 믿천인데.
이거 망가지면 바로 다음 별로 가야 되잖아.
하하!
이프니는 정말 몸 관리 잘해.
항상 깔끔하고 단정하고.
뚱한 거 같은데도 날씬하고 유연하고 둥굴이도 잘하고...
근데 니들은 시간을 알차게 쓰는 거 알아?
멍멍!
몰라.
그냥 순간순간을 나에게 가장 좋은 것을 하는 거야.
달리고, 먹고, 자고, 놀고 단 일초도 낭비라는 것은 없어.
야옹!
평소에 몸 관리를 잘해야 아프지 않고 기분도 좋아.
아프면 아무것도 못하잖아.
몸 관리를 못하면서 시간 사용을 잘한다는 것은 좀 이상해
보이는 몸 관리도 안 하면서, 안 보이는 시간을 어떻게 관리해.
그래서 우린 시간에는 신경을 안 써
몸 관리 잘하는 것이 곧 시간을 잘 쓰는 거니까.
하하!
아. 글쿠나.
나도 예전에는 시간을 잘 관리하려고 매일 할 일을 적고, 점검하고 했어.
지구별 여행에 좀 익숙해 지니까 기록은 안 하고, 그냥 그날 할 일을 생각하고 했지.
그러다가 요즘은 생각은 조금 하고, 그냥 하고 싶은 일 위주로 해.
적어도 잘 지켜지지가 않더라고.
그냥 기억나는 대로 해도 시간은 충분한 거 같아.
몸이 안 아프면 일을 좀 미루더라도 할 수는 있더라고.
근데 몸이 아프면 하고 싶은 일, 해야만 하는 일 이런 것들이 다 무의미한 거 같아.
멍!
맞당게.
우리 지구별 여행은 시간 보트를 타고 다음 목적지로 가는 거잖아.
시간이라는 보트는 고장이 절대로 안나.
아주 잘 가니 걱정 안 해도 돼.
근데 몸은 가끔 고장 나거든.
그래서 미리미리 예방 정비를 하는 거야.
야옹!
헐. 총총 온니는 아프기 전에 예방정비를 하네.
역시 개 똑똑 해.
예방정비는 어떻게 하는 건데?
멍멍!
아침마다 해변 달리기 하는 것이 예방정비 랑께.
매일매일 달리니까 근육도 생기고, 심장, 폐도 많이 움직이게 되니까 근육내장이 되는 거 같아.
지난번에 아팠을 때 평소에 달리기 안 했으면 바로 다음 별로 갈 수 있었대.
어차피 가는 거니까 가도 상관은 없지만, 이프니랑 하하랑 좀 더 지구별 여행을 즐겨야지.
하하!
니들은 몸 관리를 잘하니 자동적으로 시간 사용이 잘되는 거네.
오늘 한수 배웠다.
나도 좀 더 몸 관리에 신경 써야겠어.
요즘 배가 좀 나온 거 같아.
야옹!
아 그거 막걸리 배야.
멍멍!
맞아.
하하!
놀자.
멍멍!
야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