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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령 Aug 28. 2024

이령의 꼴통성장실화-꽁트11탄
-오줌감자

 오동꽃 지자말자 감자꽃 만발하던 깡촌의 유월산야는 온통 아이들의 살아 꿈틀대는 놀이터였다.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들은 애기무덤이 즐비하던 번덕배기로 소를 몰고 나왔다.


 소는 소대로 풀을 뜯고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짚불을 놓아 감자를 쪄 먹거나 혹보다 큰 눈알을 부라리며 지키던 혹부리 영감 과수원에서 설익은 수박서리로 헛헛한 배를 채워가며 해가 산허리를 꼴딱 넘어갈 때까지 자치기며 무등타기를 하던 시절이었다.


 대환이네 소들은 주인장을 닮아 기가 세고 털빛이 유난히 번들거렸지만 약골이던 남동생을 닮은 우리집 소는 대환이네 누렁이의 눈치나 살피는 동네에서 제일 가련하고 비실거렸다.


 "야! 감자 삶아 와! 행님은 소 보고 있을께!"


 근동 스무마실 최고의 주먹 짱 무소불위인 대환이의 명령이라면 이설없이 수행해야만 했던 가련한 남동생과 순둥이 아래마실 근이는 표 나지 않게 복수를 결의하기에 이르는데.


 감자 넣고 물 넣고 대신 오줌 넣고 감자 넣어 찐 공물을 대령했더라는 전설적인 이야기다.

하기사 감자는 짭조름하게 쪄야 맛나지 않던가^^


 아무튼 그날 시치미를 뚝 떼고 오줌감자를 받친 남동생 일파 앞에서 대환이는 같이 먹자는 소리도 없이 저 혼자 맛나게도 쳐 드시는데 말하자면 감자 셔틀이었던 남동생과 근이는 회심의 밋를 지었다는!


자고로  음식이든 사람이든 간이 잘 베어야 쓰임새가 있으니, 배알없이 감자를 쳐드시던 그 시키는 지금쯤 알토란 같은 새끼들 낳고 간간한 생을 살고 있겠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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