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거주지의 또 다른 가치

아내의 시선

by OHS

지난주, 남편과 거주지에 대한 글을 발행했다. 나는 그 주제로 글을 쓰며 아이의 성장을 위한 더 좋은 학군지로의 이사를 당연하게 여겼다. 하지만 남편의 글에서 "나이가 들어 대출 만기가 내 정년퇴직보다 이후로 예상된다면 그때도 안정감을 느낄 수 있을까?"라고 적은 것을 보고 생각에 작은 변화가 생겼다.


지금보다 집값이 3배 비싼 아파트로 이사한다고 가정했을 때, 과연 그 금전적인 가치만큼 우리 가족 삶의 질 또한 3배 높아질 수 있을까? 단순히 학군 지라는 명패가 모든 것을 보장해 줄 수 있을까? 물론 보편적으로 집값이 비싼 동네가 전반적인 분위기, 치안, 학군지로서의 요소들이 좋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가격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문제들이 존재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고급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하는 운송 기사 출입 제한, 경비원 무시, 주차 갈등과 같은 갑질 사례들은 단순히 거주 비용이 높다고 해서 모든 삶의 질이 보장되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어쩌면 이웃과 그들이 만들어가는 동네 분위기에서 진정한 가치를 찾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남편은 낯선 사람에게도 스스럼없이 인사를 건네는 편이다. 동네에서도 회사에서도 항상 먼저 다가가다 보니 이제는 얼굴만 봐도 반갑게 인사하는 이웃들이 여럿 생긴듯하다. 반면 나는 인사에 서툴러 주민들과 교류가 적은 편인데, 남편의 모습을 보며 그런 태도가 참 좋다는 생각을 했다. 긍정적인 이웃 관계가 동네 전체의 분위기를 만들고, 이것이 아이들의 성장 환경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거주지의 가치를 논할 때 우리는 흔히 부동산 시세, 학군 정보, 편의 시설 등 객관적인 지표에 집중한다. 하지만 진정한 거주지의 가치는 그곳에 사는 사람들과의 관계, 그리고 그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공동체 문화와 분위기에서 비롯될 수도 있다. 대출 부담을 넘어선 진정한 안정감은 이런 비물질적인 가치에서 찾을 수 있는 건 아닐까. 이처럼 이웃이라는 가치는 우리 가족의 다음 거주지를 선택하는 데 있어 하나의 중요한 고려 사항이 될 것 같다.




거주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금전적인 문제를 빼고 생각하기가 어렵다. 아이의 존재는 우리 부부에게 돈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안겨주었다고 생각한다. 가끔은 막연한 조급함 마저 느껴지곤 한다. 아직 아이가 태어나지도 않았지만 벌써부터 양육비, 교육비 혹시 모를 미래를 위한 준비금까지.. 생각할수록 끝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한 지인이 "회사를 선택했던 과거를 후회한다"는 조언을 건네며, 물질적 풍요를 좇다가 아이와 함께할 소중한 시간을 놓쳤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런 의미에서 다음 주제로 '돈과 시간'에 대한 부모의 딜레마에 대해 얘기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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