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호는 나의 보물천사

아이들의 아리송한 마음

by 예쁜여우

5월 8일 아이들이 가져온 꽃은 빨간 카네이션과 마음이 담긴 선물상자로 내 마음을 자극하였다.

시간이 지나 5월 끝무렵, 3호는 시들어가는 카네이션을 보며 물을 주기 시작했다.


그 아이의 마음은 무슨 마음일지 궁금해진다. 나에게 셋째는 특별하다. 애기 때부터 많이 울어 힘든 시기를 가장 많이 접했던 아이다. 그때 당시 둘째까진 수월하게 낳았고, 경제적으로 힘들어도 몸과 마음은 아주 편하고 힘들지 않았다. 또 육아에 지친 마음도 없었다. 둘에서 셋이 이렇게 힘들었을까?. 나는 셋째를 낳았을 때 내 몸의 기운이 다 빠져나가며, 몸도 마음도 정신도 모두가 이아이한테 뺏겼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이 들었다. 화장실을 가면 울고, 밥을 먹으려 하면 울고, 집안일할 때마저, 내 등에서 떨어질 겨를이 없었다. 그래서일까? 지금은 욕심도 많고, 자신감도 넘치고, 감정도 풍부하다. 그때를 되돌아보면, 정말 힘이 들었지만 가끔 나를 감동시켜 주는 녀석이 3호다.

똑똑하고, 재치 있고, 상상력이 풍부하며 아는 지식까지 많아 한 번씩 놀랄 때도 많다. 누구든 3호에게는 똑똑한 녀석이라고 손꼽아 얘기한다. 장래희망은 의사라고 얘기했다. 공부에는 욕심이 많은지, 도서관에 책을 꼭 읽는다. 그리고 애교도 어찌나 많은지 넷 중에서 셋째는 모든 게 완벽했다. 한 번씩 춤을 추며 나에게 공연을 보여줄 때 아이돌만큼 예쁘고 잘한다고 생각한다. 그 모습을 볼 때면, 아기 때 부족했던 나의 손길과 감정을 다시 품어주고 싶다. 사진첩을 뒤져 3호 아기 때 성장가정을 보면, 그때 아이의 모습과 행동, 말투가 기억이 난다. 다른 아이에게 없는 보조개와 똑 부러지는 욕심쟁이, 어딜 가나 이 녀석 때문에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었다.


그런 녀석이 벌써 초등학교4학년이 되었다. 입학식도 엄마와 가지 못한 아이. 혼자서 모든지 척척. 언제 이렇게 의젓하게 컸는지, 조금 아쉽다.

아침에 나는 눈을 뜨니, 오늘따라 피곤했을까?. 평소보다 조금 늦었다. 신랑도 늦어서 바쁘게 움직였고, 아이들도 바쁜 등원을 시작했다.

"잘 다녀와. 이따가 보자 얘들아, 파이팅!"

아침에 정리를 해놓고 시작하는 스타일이라, 일단 막내등원 전에 집안일을 조금 해두려고 움직였다.


막내가 갑자기 다리와 허리가 아프다고 징징거렸다. 나는 성장통인가? 하며 일단 어루어 달래 치즈 한 장에 조용해졌다. 그러나 머릿속은 살짝 걱정이 된다. 한 번씩 다리가 아프다고 하는 녀석을 생각하면, 이런저런 사연들을 보아서 그런 걸까? 쓸데없는 걱정을 할 때도 있다.


막내까지 등원시키고, 집으로 돌아와 아이들 흔적을 이것저것 정리하며 있는데, 시들시들한 카네이션을 보았다. 순간, 가슴이 뭉클해지면서, 3호의 정성 들이던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

"엄마, 카네이션이 자꾸 시들어져. 내가 물 주면 괜찮아지겠지?"

나는 아이가 준 카네이션이라 예전처럼 쉽게 버리지 못했다. 혹시라도 마음의 상처가 될까, 아이가 얘기를 꺼내기 전까진 놔두었다.

"3호야, 이건 예쁘게 엄마한테 보여줘서 시들어도 괜찮아. 그리고 꽃꽂이한 거라서 시들어지면서 보는 거야."

엄마의 표현력이 부족한 탓이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잘 모르지만 그대답에 나는 지금껏 다른 아이들에게 표현한 것보다 최선을 다했다.

아이가 등교전 무언가 표시를 해주었다. 항상 꽃을 메모지가 앞으로 보이게 그 상태로 두었는데, 자기의 마음을 다시 전달해 보이고 싶었을까?. 그때 보지 못했던 그림과 글씨가 내 눈에 들어왔다. 순간, 아차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빠엄마의 모습을 그린 캐릭터. 그리고 자신이 생각하는 아빠엄마의 모습을 글로 표현하며 편지까지 적혀 있는 걸 뒤늦게 보았다. 받았을 땐 기쁜 나머지, 선물상자와 꽃이 눈에 들어왔기에, 감사장이라는 메모는 그냥 인쇄글인 줄 알았다. 너무 미안한 생각이 들었지만, 모르는척하며 다음에 아이에게 따뜻한 서프라이즈로 보답해야겠다.


아이들에게 브런치스토리에 대해서 말은 해주었지만, 궁금해했다. 글을 읽어 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진 않았다. 솔직히 글감이 좋지 않아, 다른 사람에게 '우리 엄마가 글썼어요'라고 할까 나는 자신감이 없었다. 이다음에 나이가 들고 하나씩 하나씩 글을 쌓아두어 기록해 두면 보여주려고 말하지 않았다.

나는 궁금하다. 아이들이 커서 내 브런치스토리를 알고 들어갔을때의 반응을. 그리고 어떤 답을 해줄까?




사랑하는 나의 보물 3호.

너에게 이렇게 쓰는 편지는 유치원 졸업 이후 처음인 것 같구나.

어릴 때 너무 많이 울어 엄마를 힘들게 한다는 기억으로 놀려대며 말은 했지만, 쏙 들어가는 매력적인 보조개로 엄마의 가슴을 살살 녹이는 아이가 너란다.

목소리가 걸걸하여 신데렐라 노래를 부를 때마다 아빠엄마는 아직도 욕심 많고 애교 많은 꼬맹이 모습을 잊을 수 없단다. 지금은 의젓한 초등학생이 되어서,

엄마를 생각해서 챙겨주는 너의 손길을 볼 때면 엄마는 힘든일이 저절로 녹아들어 너의 에너지로 충전이 된단다.

사랑하는 우리 딸. 큰사람이 되어 엄마의 브런치스토리를 보게 되면 이 편지에 대해 답을 줄 수 있겠니?

그때까지 엄마는 너에게 받은 감동들과 우리 아이들이 감동시킨 마음을 여기에 적어보련다.

행복하고 씩씩하게 커줘서 고마워. 우리 3호가 이루고 싶은 꿈은 꼭 이룰 거라 생각이 들어. 뒤에서 든든한 너의 울타리가 되어줄게. 사랑한다 우리 귀염둥이 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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