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 있어?

커피를 좋아했던 한 소년, 커피에게 당하다.

by 이연호

나는 커피를 좋아한다. 아니, 했었다. 왜 현재형에서 과거형으로 바뀌었을까? 사실 커피를 잘 마셨지만, 몇 달 동안 커피를 마시질 않았더니, 몸이 바뀌었는지 몸에 맞질 않아 커피를 마시면 잠을 못 자게 되었기 때문이다. "예전에 우리 행복했었잖아...." 나는 커피에게 배신감을 느끼며 글을 쓰고 있다.


나는 바리스타가 꿈이었을 정도로 커피를 좋아했었다. (라떼 한정). 커피의 그 쌉싸름함과 우유 거품의 크리미함, 각종 시럽의 달콤함까지. 이게 환상의 콜라보가 아니면 무엇이 환상의 콜라보란 말인가. 나는 하루에 한잔씩 마시며 어떨 때는 맥심 커피를 완전 달게 먹기 위해 한번에 두 개씩 넣고, 물을 매우 조금 넣어 극강의 단맛을 추구하기도 했다. 나의 커피 사랑은 여기서 끝나지 않을 줄 알았다.


요번에 고등학교로 올라오면서 하교 시간이 뒤로 늦쳐졌다. 갔다 오면 5시라 커피를 마시기엔 늦었다고 생각이 들어서 마시지 않았었다. 그러다가 어느 날 냉장고에 편의점에서 파는 라떼가 있어 "마셔도 괜찮지 않을까?" 해서 마셔봤다. 처음에는 괜찮았다. 아니, 오히려 원래라면 졸릴 시간에 졸리지 않고, 쌩쌩해서 더 좋았다. 그러나 비극은 밤에 일어났으니, 나는 아침형 인간이라 밤에 잠을 안 자면 머리가 굳은 듯이 돌아가지 않는다. 그런데 커피를 마셨더니 잠이 안 왔다. 하필 그때가 시험기간이라 공부를 해야 하는데, 아까 말했다시피 잠을 안 자면 머리가 돌아가질 않아서 빨리 잠을 청해야 했다. 그러나 누우면 커피 때문에 쌩쌩해서 잡생각이 많아지고, 잡생각 때문에 잠은 안 오고... 커피를 마시며 "헤헿 맛있네."라고 생각했던 오후의 나를 정말로 원망하고 싶었다. 그렇게 나는 밤을 새우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시험을 망쳤다. 아무튼 커피 탓이다.


이게 나의 커피와 나의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스토리이다. "커피, 네가 나한테 이럴 수 있어? 나는 널 진심으로 좋아했었는데...." 이제 정말로 커피를 안 마실 거다. 진짜루. 언젠가는 마시겠지만 그때에는 디카페인으로 마실 것이다. "커피, 우린 정말 끝이야!!"


수필쓰기(커피).png


keyword
작가의 이전글진정으로 자신을 믿을 때 생기는 것, 장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