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할 수 있는 마음으로 사랑하기
교정 때문에 광주를 한 달에 한 번씩은 가야 한다 그리고 꼭 우리 아빠를 보러 간다 정말 우연인지 아닌지 병원과 아빠가 일 하는 곳이 걸어서 1분 채 되지 않는다 그런 김에 자주 보지 못하는 얼굴을 한 달에 한 번씩은 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만들어진다
우리 가족은 참 열심히 살아왔다 장손인 내가 태어났을 때부터 우리는 정말 힘들었다고들 많이 얘기했고 나 또한 어린 나이에 유복하게 살지 못했다는 것 즈음은 인지하고 자랐었다
우리 아빠는 매일매일을 20대 때부터는 사랑하는 엄마를 위해 그리고 내가 태어나고 동생이 태어날 때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힘든 일을 힘든 내색 없이 묵묵하게 해오셨다 20대 중반에 접어들고 나 또한 삶에 지치고 재미가 없을 때 즈음 아빠에게 "아빠는 왜 힘든데 많은 시간을 그렇게 살아왔던 거야?" 묻자 아빠는 "다 너희들 때문이지" 한마디 하고 작게 웃으셨다
우리 부모님은 서로를 정말 사랑했었다 많은걸 서로를 위해 희생하고 맞추고 피땀 흘리며 뛰다 보니 지금에 가족이 태어났다 지금보다 어린 나이에 항상 궁금했었다 어떻게 서로를 위해 살아가고 고단한 인생과 시간을 내색하지 않고 버틸 수 있는가
작은 순간들과 시간들 사이에 유독 진한 사랑으로 서로를 붙여 어긋난 조각일지언정 끝끝내 다듬어 하나에 그림을 완성하기까지 부모님의 시간은 내가 어찌 이해할 수 있을까 그런데 어째선지 이제야 그 그림이 보이기 시작한다 내가 왜 그토록 사랑에 진심이었고 누군가와 함께한다는 꿈이 존재하는지 난 어릴 때부터 두 분에 사랑을 봐았기에 무의식에 나 또한 그런 삶을 살고 싶다고 느끼며 천천히 그 씨앗이 지금까지 자랐나 보다
현실적인 결혼, 집, 돈 등등 아직은 어려운 문제이지만 누군가를 사랑하고 함께하는 꿈만큼은 가득하다 내가 왜 사랑을 하는 순간에 희생이 두렵지 않고 노력이 어렵지 않은가 했는데 난 모든 순간이 진심이었기에 큰 어려움과 후회가 존재하지 않았던 거 같다
소중한 무언가를 찾기에는 주변에 소중한 게 너무나도 많고 사랑을 찾기에는 사랑할 사람들 또한 많고 베풀 시간은 부족하다 어느 순간에는 나 또한 내 모든 걸 내주어도 두렵지 않을 누군가가 찾아오겠지
나도 부모님처럼 살아갈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