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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치환 Jan 04. 2022

가장 쉬운 행복으로

행복의 목적지로 안내해주고 싶다

가끔 가까운 지인과 삶과 행복에 대해서 얘기할 때가 있다. 나의 경험을 얘기해주고 싶지만, 그 짧은 시간에 수많은 얘기를 할 수도 없고, 또한 듣는 사람도 기억하기가 불가능하다. 그럴 때마다 나의 경험을 글로 남기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는 수도 없이 많은 행복의 방법이 있다. 게으른 나 같은 사람은 불가능한 자기 계발서와 같은 뻔한 교훈으로 채워진 방법들도 너무나 많다. 뻔한 교훈과 진리는 쉽게 흘려버리기 쉽지만, 삶 속에서 직접 경험하고 깨달은 것은 누군가를 물들게 한다. 아내와 함께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서로의 마음을 건드리고 몸을 움직이게 했다. 공허하고 추상적인 말이 아닌 실제 경험한 것을 아내와 함께했기 때문에 봉숭아꽃이 손톱을 물들이게  하듯 아내를 물들게 했다.


나는 게으르고 능력도 없어서 가진 것이 별로 없다. 그런데 행복하다. 나뿐만 아니라 함께한 아내도 행복하다고 한다. 나처럼 게으르고 능력 없는 사람도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행복이기 때문에 아내와 나는 행복이라는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많은 노력과 끊임없는 자기 계발이 필요했다면 나처럼 게으른 사람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아내와 함께하면 행복이라는 목적지에 갈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나 또한 행복이라는 목적지로 아내와 함께 가는 길은 처음이었다. 가도 가도 행복이라는 목적지가 보이지 않아서 가다가 힘들어서 넋 놓고 운 적도 많았다. 가는 길이 맞는지 자신이 없어서 아내를 내려놓고 나 혼자 이 길 저 길로 방황한 적도 많았다.


많은 시련과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다행히 아내와 나는 행복이라는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했다.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아내를 행복이라는 목적지에 안내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한 번뿐인 경험이고 서툰 안내자이지만 실제 경험한 것이기 때문에 송곳 같은 날카로움이 있다고 믿는다.


아내에게 행복이라는 목적지에 안내한 경험을 살려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도 안내자 역할을 하고 싶다. 서툴고 어설픈 안내자이지만 가장 쉬운 행복이기 때문에 행복의 목적지에 도착하는 분이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게으른 나와 아내도 목적지에 도착했기 때문이다.


한 가지 염려되는 점이 있다. 행복은 비교의 대상도 아니고, 너무나 주관적이기 때문에 자로 잴 수 있는 기준도 없다. 이렇게 저마다 행복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내가 안내한 행복의 목적지가 여러분이 생각한 목적지와 다를 수가 있을 것이다. 나는 행복하다고 여기는 것들이 다른 사람에게는 행복으로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 이런 다름과 차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행복으로 가는 여행의 전제조건이 딱 두 가지가 있다. 전제조건을 준비하지 못하면 안내해드릴 수가 없다. 서로가 시간낭비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전제조건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장 쉬운 행복이 될 수 있다. 나 또한 전제조건을 가지고 목적지를 향해 출발했기 때문에 도착할 수 있었다. 


행복으로 가는 여행의 준비물

1. 죽을 만큼 사랑하는 사람

   부모와 자식, 부부, 연인처럼 서로가 정말 사랑하는 대상이 필요하다.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는 연인관계라면 지금은 큰 사랑이 아니더라도 앞으로 죽을 만큼 사랑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면 가능하다.

2. 사랑하는 사람과 끝까지 함께 해야 한다

   행복의 목적지로 가는 여행은 혼자가 아닌 함께 해야 한다. 한 사람이라도 탈락하면 미션 실패다.


행복으로 가는 길은 여러 갈래의 길이 있을 것이다. 누구는 많은 은행 잔고에서 행복을 느끼고, 누구는 사회적 성공이나 지위, 명예에서 행복을 느낄 것이다. 그러나 나처럼 게으르고 무능한 사람은 많은 은행 잔고와 사회적 지위나 명예를 가질 수가 없다. 나에게 주어진 환경과 조건에서 찾을 수 있는 행복은 애석하게도 사랑밖에 없었다. 


준비물을 다 갖추었다면 다음 페이지를 넘겨도 되지만 걱정거리가 있다. 남들도 보라고 쓴 글인데, 나름 잘 쓰고 싶어서 취미가 독서인 아내에게 내 글이 어떤지 조언과 평가를 부탁했다. 재미가 없다면서 상중하 중에 '하'라고 한다. 글재주가 없어서 예상은 했지만 '하'라는 평가를 받으니, 이런 글을 써도 되나? 하는 고민이 있지만, 이런 허접한 글이라도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것이라는 가능성을 믿고 용기를 내어본다.


이 글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행복을 갈구했던 나의 사춘기 시절에 대한 얘기와 행복 탐구에 대해서 살폈다. 금덩이가 어떻게 생겼는지 모른다면 금덩이를 손에 들고도 그것이 금덩이인지 모르고 버리게 된다. 행복도 마찬가지다. 행복이 무엇인지 모른다면 행복이 여기 있는데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된다. 지루하고 원론적 측면이 많지만, 최대한 행복 탐구에 중점을 두고 조명했다. 2부에서는 소중한 사랑에 감동하여 충만한 행복을 느낀 경험을 바탕으로 사랑과 충만한 행복에 대한 탐구로 이루어진다. 3부는 탐구한 행복과 사랑을 실제 나의 삶에 적용하여 변화된 나의 삶과 그리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깨달은 삶의 지침에 초점을 두고 살폈다.


믿음이란 것이 생기기 위해서는 삶 속에서 보여주고 증명을 해야 한다. 믿으라고 말한다고 믿음이 생기지 않는다. 행복의 목적지가 저곳이라면 수학의 증명처럼 그 가설이 맞는지 보여주고 증명을 해야 한다. 오랜 기간 여러 시행착오를 하면서 아내에게 사랑과 행복을 증명하기 위해서 삶 속에서 서툰 흉내를 냈다. 다행히 아내는 나의 서툴고 어설픈 흉내에서도 행복을 찾아내는 총명함을 가졌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나의 부족하고 서툰 안내에도 불구하고 길을 찾아내는 그런 총명함을 가지고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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