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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치환 Jan 04. 2022

사춘기 시절 왜 그렇게 행복을 갈구했을까?

생존을 위해 행복을 갈구하다

어린 시절 술주정하고 어머니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아버지 때문에 삶이 많이 우울하고 힘들었다. 어머니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아버지를 말려도 보고, 애원도 해보았지만, 아버지는 변하지 않았다. 아버지 때문에 거의 절망과 좌절 속에서 삶의 의욕도 없었다. 이렇게 슬프고 힘든 인생을 왜 살아야 하는지가 궁금했다. 괴로움에서 벗어나 살기 위해서 삶에 해답을 찾아야 했다. 사춘기 시절 그때 삶의 해답을 찾지 못하면 살 수가 없을 것 같았다. 


인간답게 살고 싶었다. 삶의 해답을 찾지 못하면 아버지처럼 세상을 원망하며 절망과 좌절 속에서 살 것 같았다. 아버지는 밤늦은 시간에 집에 들어와서 어머니에게 폭력까지 행사하는 경우도 많았다. 아버지의 술주정에 밤늦은 시간 자다가 깨서 눈물을 흘린 적도 많았다. 베개에 눈물을 흘리면서 다짐을 했다. 절대 아버지처럼은 되지 않아야겠다고, 아버지처럼 살 바에 차라리 죽겠다고 다짐을 했다.


절망적인 삶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철학자 니체는 "왜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딜 수 있다"라고 하였듯이 절망적인 삶을 견디기 위해서 살아야 하는 이유를 찾아야 했다.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서은국 교수는 '행복의 기원'이라는 책에서 '인간은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 행복을 느끼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행복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라고 한다.


인간에게 행복이란 것은 고된 삶에서 생존하기 위한 일종의 당근과 같은 것이며, 인간은 행복을 느껴야 생존에 집중한다고 한다. 꿀벌은 꿀을 모으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인간도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다. 꿀벌도 인간도 자연의 일부이며 이 자연법칙의 유일한 주제는 생존이다. 꿀벌에게 꿀은 생존을 위한 수단이듯이 인간에게 행복도 생존을 위한 수단이라고 한다. 결국, 다윈의 진화론처럼 행복을 느끼는 인간이 살아남을 확률이 높다고 한다.


'행복의 기원'의 책에서 설명하듯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행복이란 것이 필요하다. 실제로 나에게는 그러했다. 사춘기 시절 술주정하는 아버지 때문에 괴로워서 생존에 집중하지 못했다. 우울증과 무기력증으로 공부도 하지 않고, 식사도 먹는 둥 마는 둥 하여 몸무게도 많이 빠졌다. 생존에 집중하게 하는 뭔가가 절실히 필요했다. 그것이 무엇이든 찾지 못하면 아버지 같은 삶을 살 것 같았다. 죽어도 저런 삶은 싫은데 말이다. 이런 괴로운 삶을 살 바에 잠시 괴로운 자살이 더 쉬워 보였다.


살고 싶어서, 괴로운 삶을 견디기 위해서 살아야 하는 이유를 절실히 찾아야 했다.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행복을 추구한 것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서 행복을 탐구하게 되었다.


행복에 관한 많은 책들이 있듯이 세상에는 셀 수 없을 만큼 다양한 행복의 방법이 있다. 그 수많은 행복의 방법 중에 나에게 맞는 행복은 어떤 것일까? 뻔한 교훈들로 채워진 행복과 나의 삶 속에서 나에게 맞는 행복을 찾아야 했다.


행복하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질문을 한다면 저마다 행복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많은 돈을 번다면, 또 누군가는 원하는 것을 가질 때 행복을 느끼고, 누군가는 사회적으로 성공했을 때 행복을 느낀다고 말할 것이다. 아침에 눈 떠서 창밖으로 비치는 햇살에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는 여유에도 행복을 느낄 수 있으며, 길가에 핀 이름 모를 꽃에서도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일상과 주변에서 느낄 수 있는 행복은 차고 넘친다.


나 역시 친구들과 어울려 놀면서 일상의 행복을 즐길 수 있었다. 사춘기 시절에도 일상적인 행복이 있었지만 술주정하고 어머니에게 폭력까지 행사하는 아버지에게서 오는 괴로움이 너무나 컸다. 그 괴로움은 친구들과 어울려서 노는 그런 일상적인 행복으로는 감당이 안 되었다.


삶이 평온하거나 천성적으로 긍정적인 사람은 행복이 뭔지 잘 몰라도 인생을 즐기면서 살 수 있다. 일상의 소소한 행복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삶이 너무 버겁고 힘들었다. 매일 술주정하는 아버지 때문에 일상적인 소소한 행복을 즐길 수가 없었다.


일상의 소소한 행복처럼 일시적이고 순간적인 행복이 아닌 고통과 괴로움을 초월할 수 있는 행복이 필요했다. 나의 행복에 대한 탐구는 이때부터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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