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샤워는 ‘저녁’에 해야 할까? 피부·수면이 보내는 신호
-저녁 샤워로 침구 오염 방지 가능
-수면 질 향상에 도움되는 루틴
-하루 노폐물 제거는 저녁이 핵심
-피부 재생은 밤사이 활발하게 진행
매일 샤워를 한 번만 할 수 있다면, 그 시간은 아침보다 저녁이 더 현명한 선택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있다. 단순히 상쾌함을 느끼기 위한 샤워가 아닌, 수면의 질과 피부 건강까지 고려한다면 저녁 샤워는 습관이 아닌 ‘건강 전략’이 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하루를 시작하며 샤워를 통해 정신을 깨우고 활력을 얻지만, 몸에 쌓인 오염물질을 제거하지 않고 잠자리에 드는 것은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이는 특히 피부가 민감하거나 알레르기 반응이 잦은 사람에게는 더 큰 문제가 된다.
영국 보건의료전문 매체 데일리매일이 2025년 4월 8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의료 전문가들은 저녁에 샤워를 하지 않을 경우 얼굴과 피부에 붙은 먼지, 땀, 미세먼지가 침구에 그대로 옮겨져 피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름철이나 외출이 잦은 날일수록, 피부 표면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각종 오염물질이 달라붙는다. 이런 상태로 잠을 자면 베개와 이불에 유분과 먼지가 누적되며 여드름, 습진, 가려움증 등 피부 문제가 쉽게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악순환은 단순한 피부 트러블을 넘어 장기적으로 피부 건강을 해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수면의 질을 높이는 데 있어서도 저녁 샤워는 유리하다. 미국 내과 전문의 제이슨 싱 박사는 따뜻한 물로 저녁 샤워를 하면 체온이 일시적으로 상승한 뒤 자연스럽게 내려가며, 이 과정이 멜라토닌 호르몬 분비를 자극해 깊은 수면을 유도한다고 설명했다.
저녁 샤워는 하루의 ‘정리’… 수면 준비의 시작
의학계에서는 밤 시간대에 피부의 재생과 회복이 집중된다는 점도 강조한다. 즉, 피부가 가장 활발히 회복 작용을 하는 시간에 오염된 상태로 자는 것보다, 깨끗한 피부로 수면에 들어가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건조하거나 민감한 피부일수록, 보습제가 더 오래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밤시간대 샤워가 추천된다.
실제로 2019년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40~42도의 따뜻한 물로 잠들기 전 샤워를 한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수면의 질이 현저히 높았다. 이는 생체 리듬과 체온 조절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돕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처럼 미세먼지나 황사가 심한 날씨가 잦은 환경에서는 하루의 오염을 씻어내는 시간이 저녁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대중교통 이용이 많은 도시 생활에서는 외부에서 받은 자극과 먼지를 바로 씻어내는 습관이 피부 트러블 예방에 핵심이 된다.
샤워 중 냄새가 느껴지지 않는다면? 후각 이상 체크 필요
한편, 샤워와 관련해 최근 해외 의료계에서 경고한 또 다른 건강 이슈가 있다. 바로 샤워 도중 비누나 샴푸의 향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면, 이는 후각 기능 저하일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 치매의 초기 증상일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데일리메일의 또 다른 보도(2025년 3월 5일자)에 따르면, 후각 기능 상실은 알츠하이머성 치매, 파킨슨병 등 신경 퇴행성 질환의 초기 징후일 수 있으며, 후각 이상이 나타난 후 수년 내 치매 진단을 받는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후각 저하는 감기나 코로나 등 단기적 요인 외에도 연령이 높아질수록 빈도가 증가하며, 특히 샤워처럼 매일 반복되는 행동 중 ‘향’을 느끼지 못한다는 자각은 조기 발견의 기회가 될 수 있다. 후각에 이상이 느껴진다면 가볍게 넘기지 말고 신경과 전문의를 찾아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