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신었던 양말을 벗은 후, 무심코 냄새를 맡는 사람이 의외로 적지 않다. 그러나 이 단순한 습관이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사례가 알려지며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최근 폐 감염까지 유발된 사례가 보고되면서 해당 습관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 4월 10일 영국 보건 전문지 데일리메일은 중국 충칭에 거주하는 한 30대 남성이 양말 냄새를 반복적으로 맡다가 중증 곰팡이성 폐 감염에 걸렸다는 사례를 보도했다. 그는 평범한 사무직 근로자였으며, 기침과 수면 장애로 병원을 찾았지만 일반적인 감기약으로는 호전되지 않았다.
의료진은 그의 폐를 촬영한 결과 우측 폐에 심각한 감염 소견이 발견되었고, 기관지 내시경을 통해 채취한 검체에서 ‘아스페르길루스’(Aspergillus)라는 곰팡이균이 검출됐다. 이 곰팡이는 습하고 밀폐된 환경에서 번식이 활발한 종류로, 양말이나 신발 속이 이상적인 서식지로 알려져 있다.
환자와의 면담 결과, 그는 습관적으로 자신의 양말 냄새를 맡는 행동을 반복해왔으며, 의료진은 양말에서 실제 감염원과 동일한 곰팡이균이 검출되었다고 밝혔다. 곰팡이균이 비강과 입을 통해 호흡기 하부까지 침투하면서 폐 감염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해당 사례에 대해 군의대 제1병원 호흡기내과 부소장 뤄후 박사는 “오랜 시간 착용한 신발과 양말은 고온다습한 조건이 형성돼 곰팡이가 서식하기에 최적의 환경”이라며 “이러한 곰팡이를 흡입할 경우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에겐 폐렴이나 기타 폐 질환으로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의외로 이런 사례는 처음이 아니다. 2018년 중국 장저우에서도 양말 냄새를 반복적으로 맡던 30대 남성이 유사한 폐 감염으로 병원에 입원한 사례가 있었다. 당시 의료진은 수면 부족과 과로로 인해 면역력이 저하된 상황에서 곰팡이균에 감염된 것으로 판단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아스페르길루스증’은 건강한 사람에게는 드문 질환이나, 기존에 폐 질환이 있거나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는 위협이 될 수 있다. 주요 증상으로는 호흡곤란, 기침, 고열, 체중 감소 등이 있으며, 심한 경우 폐출혈이나 뇌, 심장 등 타 장기로 퍼질 가능성도 있다.
습관이 만든 건강 위기, 경계할 필요 있다
이처럼 별 생각 없이 반복하는 사소한 습관이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사실은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양말은 외부 환경과 직접 맞닿는 만큼 세균이나 곰팡이에 쉽게 노출되며, 사용 후 바로 세탁하지 않으면 유해균이 급격히 번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건강한 사람이 곰팡이균에 감염될 확률은 낮지만, 피곤하거나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라면 예외가 될 수 있다. 특히 어린이, 노인, 암 치료 중인 환자, 천식이나 만성 폐 질환자 등은 더욱 주의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곰팡이 감염을 예방하려면 양말이나 신발 등은 자주 세탁하고 건조시켜야 하며, 사용한 뒤 바로 맡는 행동은 삼가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또한 실내 환기를 자주 하고, 겨울철에도 적절한 난방을 통해 습도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폐 곰팡이 감염이 심각해지면 항진균제 투약이 필요하고, 일부는 평생 약물 치료를 받아야 할 수도 있다. 심한 경우 폐 수술로 곰팡이 덩어리를 제거해야 할 수 있다.
이번 사례는 단순한 위생 문제를 넘어, 일상 속 반복되는 행동이 생각보다 더 큰 건강 문제를 유발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작은 습관이라도 그 배경과 영향을 고려해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핵심 요약
양말에서 곰팡이균이 자라 폐 감염 유발
면역력 약한 사람에게 치명적일 수 있어
사소한 습관이 건강 위협으로 이어지기도
청결 관리와 습관 개선이 최선의 예방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