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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 질환으로 발달 안 된 한쪽 가슴, 보석으로 대신

by 사람인척

자신의 신체적 차이를 받아들이지 못해 좌절하던 한 젊은 여성이, 가슴 대신 ‘보석’을 품으며 놀라운 변화를 이끌어냈다. 선천적 희귀 질환으로 인해 한쪽 가슴이 제대로 발달하지 못한 그녀는, 전통적인 보형물 수술 대신 창의적인 방식으로 자존감을 회복했다.


중국 베이징에 거주하는 쉬안(22)은 태어날 때부터 ‘폴란드 증후군’(Poland Syndrome)을 가지고 있었다. 이는 한쪽 가슴의 근육이나 팔다리가 정상적으로 발달하지 않는 드문 선천적 질환으로, 약 3만 명 중 1명꼴로 발생하며 남성에게서 더 흔히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1485_14900_1233.png 선천적 희귀 질환으로 인해 한쪽 가슴이 제대로 발달하지 못한 그녀는 보석으로 자신감을 얻었다. [사진 =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 갈무리]



해당 질환은 생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외형적 차이로 인해 자존감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쉬안 역시 어린 시절 또래들과 다른 신체로 인해 깊은 상처를 받았다. 그녀는 브래지어에 솜을 채워 양쪽을 맞추려 애썼고, 몸을 웅크리며 시선을 피하곤 했다.


SCMP가 2025년 4월 10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쉬안은 십 대 시절 재건 수술을 시도했지만 실패로 끝났다. 그녀는 3년 동안 석고로 된 보조기를 착용하며 고통을 견뎠고, 갈비뼈의 변형으로 호흡에 불편함을 느끼기도 했다. 심지어 일부 친구들은 “네 장애 때문에 아버지가 가족을 떠났다”는 상처 깊은 말을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인생의 전환점은 의외의 순간에 찾아왔다. 대학교에서 다양한 배경의 친구들을 만나며 쉬안은 자신의 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만난 중국의 주얼리 디자이너 ‘이브민’과의 협업은 그녀의 삶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11485_14901_1234.png 선천적 희귀 질환으로 인해 한쪽 가슴이 제대로 발달하지 못한 그녀는 보석으로 자신감을 얻었다. [사진 =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 갈무리]

보석으로 만든 ‘두 번째 심장’

지방 이식 수술조차 체형상 어려웠던 쉬안은, 그녀만을 위해 제작된 ‘보석 유방’을 착용했다. 분홍색 보석과 은으로 세공된 이 인공 가슴은 단순한 장신구를 넘어, 그녀가 다시 세상과 마주할 수 있도록 용기를 준 ‘두 번째 심장’이었다.


이 특별한 보석 유방은 단순히 외형적인 대체물이 아닌, 그녀의 상징이 되었다. 이제 그녀는 슬리브리스나 노출 있는 옷도 거리낌 없이 입으며, 오히려 독특한 아름다움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쉬안은 “모든 사람이 사과라면, 우리는 더 달콤해서 신이 한 입 베어 문 것”이라며 웃어 보였다.


이후 영국 킹스턴 대학교에서 석사 과정을 마친 쉬안은, 소셜미디어에 활발히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며 팔로워 1,000명을 확보한 인플루언서가 되었다. 그녀의 이야기를 접한 네티즌들은 감동을 감추지 못하며, "당신은 아름답고 위대해요", "우리 딸도 같은 질환을 앓고 있어요. 당신처럼 당당하게 살기를 바랍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질환보다 큰 편견, 그러나 이겨낸 삶

폴란드 증후군은 질환 자체보다 이를 대하는 사회적 시선이 더 큰 장애가 될 수 있다. 쉬안은 어릴 적 상처뿐 아니라 수술 실패, 가족 해체와 같은 어려움까지 겪었지만, 창의적이고 긍정적인 방식으로 자신만의 해답을 찾았다. 그녀의 사례는 단순한 개인의 극복 스토리를 넘어, 다름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의료계에서는 폴란드 증후군이 비록 생명에는 위협이 없지만, 심리적·사회적 문제를 동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외형 개선뿐 아니라 환자의 자존감을 높이는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쉬안의 용기와 독창성은, 단지 질환을 극복한 사례를 넘어서 새로운 미의 기준을 제시한다. 아름다움은 반드시 대칭이나 정형화된 모습이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깬 그녀의 여정은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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