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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그리다 Dec 13. 2023

야생초 부토니에

Natural dry flower

모처럼만의 화창하고 포근한 날씨를 만났습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오후 햇살을 즐기며 걷다가

바닥에 널브러진 땅꽈리 가지를 보았습니다.

미국땅꽈리 또는 노란 땅꽈리라고 합니다.

가을에 그토록 노란빛을 하고 한창이던

꽈리는 가을볕에 자신의 고유의 색을 잃고 새하얗게 변해버렸네요.

바닥에 버려진 듯 널브러진 모습이 매우 쓸쓸해 보였습니다.

바스락!

톡!

잠시 땅꽈리를 건드려보니 워낙 수분 없이 말랐던 까닭인지 힘없이 고개를 떨구고 바닥에 떨어집니다.

흠... 손바닥에 잠시 얹어 이리저리 살펴봅니다.

노란빛을 띠고 있을 때와는 또 다른 매력이 느껴집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아직도 꽃의 형태를 하고 있는 야생초가 눈에 하나씩 들어옵니다.

미국가막살꽃, 왕바랭이, 그리고 아마도 쥐깨풀 꽃받침으로 추측이 되는 기다란 야생초입니다.

하나씩 모아 두니 작은 꽃다발 같아요.

붉은꽈리 보다 더 아담하고 귀여운 노랑땅꽈리,

도깨비바늘과 비슷하게 생긴 미국가막살은 국화과이긴 한데 꽃잎이 마치 잎사귀처럼 초록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왕바랭이는 들판에서 쉽게 보이는 바랭이과입니다.

제가 어렸을 땐, 바랭이로 우산놀이를 하고 놀았던 기억이 납니다. 왕바랭이는 이보다 조금 더 굵고 억새며 잎의 길이가 짤막 합니다. 평소엔 잡초처럼 취급되지요. 그래도 이리 야생초와 함께 두니

야생초부토니에 아름다움에 

근사한 한 몫을 해내는것 같아서 뿌듯합니다.

좌:미국가막살 우:바랭이 by 꿈그리다

그 외 기다란 야생초는

쥐깨풀이라고 추측은 되지만 실제로

 꽃이 달려있었을 때를 못 보아서 그저 짐작만 해봅니다. 꽃받침이 남아 이렇게 말라버린 것 같아요.

노래하는 새들의 입모양이 상상되는 모습이에요.

야생초 부토니에 by 꿈그리다

갈댓잎으로 돌돌 말아보니

어때요?

예쁜 부토니에 완성입니다.

뜨거운 여름에 한창 자신들의 색을 뽐내었을

이들이 가을을 넘어 겨울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리저리 축 처지고 널브러진 생기 잃은

야생초도 자세히 보면 이토록 이쁘답니다.

오늘의 선물은 멋진 석양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주어지는

자연의 선물입니다.

정말 아름답지요?

모두 아름다운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글. 사진 by 꿈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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