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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그리다 Nov 30. 2023

11월의 눈

예기치 않은 손님 겨울

오전부터 날씨가 음산하고 어둠침침했습니다.

아침에 잠에서 깨어나기가 좀처럼 쉽지 않더니 하루종일 몸이 천근만근 축 처지고 힘들었네요.

이번주에 마무리 져야만 할 일들이 가득 차서 더욱 마음은 무겁고 저 바닥 끝으로 더 아래로 아래로 내리 닿았습니다.

"커피 한 잔을 시켜놓고

나만의 시간을 보내면 나아질까?"

아무도 없는 조용한 곳에서 한 시간만이라도 나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눈치채셨겠지만 저는 자연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을 큰 즐거움으로 삼는 사람이에요.

작고 소소한 자연물에서 감동을 받고 신기해하고 치유를 받습니다. 계절만큼 솔직한 게 없더라고요.

계절 속에서 모든 생물들은

자연 본연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들은 거짓말하지 않아요.

억지로 포장하지 않아요.

계절을 걸으면서 저는 많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을 배우고

그 안의 생명들을 배웁니다.


오늘 예기치 않은 '겨울' 손님이 찾아왔네요.

2주 전쯤 첫눈이 잠깐 흩뿌렸는데

 오늘은 눈이 펑펑 쏟아져 내렸어요.

나뭇잎을 떨군 민둥산은

어느새 하얀 꽃을 피웁니다.

목화꽃 같은 하얀 눈 :by 꿈그리다

제법 동그란 잎에 내려앉은 흰 눈은

마치 목화솜 같습니다.

소복이 동글동글 잘

자리 잡았습니다.

가느다란 가지에도 소복히: by 꿈그리다

가늘고 기다란 나뭇가지에도

조심조심

떨어지지 않고 사뿐이 내려앉아

예쁜 선이 살아있는 나무를 그립니다.

눈이 내리기 전에는 잘 보이지 않던

나무의 수형이 또렷하게 명암을 넣은 듯

더욱 선명하네요.

눈발이 더 거세지는 시간 : by 꿈그리다

쏟아지는 눈송이들에게

앙상하나마 꽃대를

내어 준 나무에게 고마워집니다.

이토록 예쁜 겨울 풍경을 선물해 주니 말입니다.

눈꽃으로 다시 피어나는 나무!

너무도 황홀합니다.

조용한 곳에서 커피 한잔보다도

더 힐링이 되는 순간입니다.

어둡고 침침했던 마음이

예기치 않은 손님 11월의 눈의 방문으로,

심봉사가 눈을 뜬것처럼

환해졌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겨울이 찾아왔습니다.

계절 여행자 '꿈그리다'는

다시 찾아온 겨울로

 여행을 떠나보겠습니다.

겨울 이야기도 많이 사랑해 주세요.


글. 사진 : by 꿈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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