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의 작별

또 다른 시작

by 꿈그리다

3월에 만났던 민들레들이

이젠 헤어질 채비를 하고 있다.

꽃머리를 빽빽하게 채운

저 홀씨들은

어디를 향해 가고 싶을까?


따슨 봄날의 햇살을 가득 담고

촉촉한 봄비 한 껏 품고는

오월의 싱그런 바람에

몸을 싣고

멀리

저 멀리 날아가려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 꽤나 비장해 보인다.



노오란 꽃잎도

하아얀 꽃잎도

어느덧

자취를 홀연히 감추고

솜털 낙하산으로 변신해 버렸네.

어디로 잠복하려는 거지?


하얀 민들레인지

노란 민들레인지

정체를 감춘 채 그들의 생존 의무를

다하기 위해 비행을 준비하고 있다.


새로운 삶을 위해

새 땅에서

다시 태어나기 위해!

민들레 홀씨되어

멀리 저 멀리 떠나간다.

"부디 보드라운 흙 만나거라"

"부디 양지바른 곳으로 가거라"



자식을 출가시키는

부모의 마음으로

민들레와 작별한다.

잘 가,

내년에 환한 얼굴로 다시 만나자.

손 흔들어 인사하는

내 손등에 살포시 입맞춤을

남긴 채

하늘 높이 둥실 몸을 싣는다.

봄의 향기 가득 싣고

빙그르 돌며 발레리나처럼

저 멀리 떠나간다.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오월의 작별은

이렇게 왔다.


고양이 구름과 민들레홀씨 :photo by 꿈그리다
노란민들레의 비포 에프터 :photo by 꿈그리다
홀씨되기 전 부지런히 꿀 따고 있는 벌 : photo by 꿈그리다
납작 업드려 몸을 숨긴 노랑이 :photo by 꿈그리다
한국 토종 하얀 민들레 :photo by 꿈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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