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도 사라지는 순간
밤새 내리던 새벽비도 그쳤다
젖은 나뭇잎 아래에 움츠렸나
아침마다 동료를 부르던
새도 소리가 없고
젖은 골목길엔
새벽일 나가는 사람의
발소리만이
고요를 가른다
빗소리에 잠 못 이루던 시간
티비 화면의 불빛에 더욱 혼란스럽고
머리는 멍하니 빗소리에 젖어든다
비는 추억을 타고
사랑의 시간을 더듬는다
너른 운동장에 쏟아지는 빗줄기
비 멍 때리던 시간
친구들 웃음소리도
아내의 사랑스런 미소도
아장아장 걷던 아이들 발걸음도
빗소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