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덜 익은 인생, 황혼 아닌 여명을 바라보다.

마지막 로맨티시스트의 다짐

by 대전은하수 고승민

덜 익은 인생을 살아온 낭만의 중년.

"환갑이니 청춘이다"하고 외쳐 보지만

누구 하나 들어주는 이 없다.


결국, 누구나 마찬가지인

세월을 이기지 못하는

미물에 불과한 존재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


가는 세월의 무심함에

뒤안길 그림자 끝을 잡아보려 애쓰며

거칠게 저항하고 반항해 본다.


막을 수 없는 시대의 흐름,

이대로 순응할 수밖에 없는 것인가


가슴은 아직 불타오르고

순수한 감정 간직한 채

어리어리한 인생이 터질 듯 하지만

흘러가는 구름에 몸을 맡긴

이 시대의 마지막 로맨티시스트로 살고 싶다.


변해가는 하늘빛과 바람의 온기를 느끼며

기다리던 주말, 기쁨보다는

또 한주일 나의 삶의 시간이

줄어든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더 크게 가슴을 때린다


한탄하기엔

너무나 억울한 인생이다


그래도 오늘,

붉게 물든 서쪽 하늘의 황혼 너머,

화려한 마지막 불꽃 아닌

또 다른 불씨를 지펴 보려

여명을 바라본다.

'마음만은 청춘이다'를 외치며.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