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박성진
나는 달항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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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나는 달항아리
그냥 흙이었다
장인의 손끝을 거쳐
불의 숨결을 담아
둥글게 둥글게
나를 이루었다
한쪽 어깨는 기울었고
허리는 부풀어 너그럽고
완벽한 모습 아니어도
사람들은 나의
깊음을 좋아한다
가득 채우기보다
비워낸 나를 위로한다
비워져 있어
사연도 바람도
당신의 침묵까지도
함께 할 수 있다
담박한 곡선은
시대를 초월하니
이것이 한국이다
세계적인 아름다움이다
살아 있어 완전한
완전하지 않아도
세계를 건너 시대를 넘어
누구나 내 안에 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