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박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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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 2부
박성진 시인
모로코 대서사시, 제2부
"모래바람의 여정, 푸른 문을 지나"
1.
사하라의 모래알, 시간의 씨앗 되어
베르베르 노래에 실려 천년을 날았네
은하수 아래 낙타는 침묵으로 걷는다
2.
푸른 도시 셰프샤우엔, 벽마다 기도 깃들고
하늘 닮은 골목마다 이야기가 출렁이네
그림자마저 청명한 마음의 색깔이네
3.
바람 부는 페스 골목, 미로 같은 역사 안에
향신료 냄새 속삭여 전설이 되어 흐른다
손끝의 가죽 염색, 색채로 남은 기억
4.
카사블랑카 바닷가, 흰 파도 쓸고 가면
헤엄치듯 사라지는 낭만의 필름 한 장
햇살마저 영화처럼 스크린에 머문다
5.
마라케시 붉은 성벽, 노을빛 꿈을 담고
수크 시장 북적이는 삶이 한 편의 시다
장미 향기 속 눈빛은 천년을 견뎠다
6.
민트차 한 잔 따르며, 이방인을 맞이하고
여인의 눈동자 속에 사막의 밤이 흐른다
달빛도 앉아 듣는다, 조용한 환영처럼
7.
하이 아틀라스 넘으면 눈이 내린다 해도
베르베르 소년의 웃음은 언 날도 녹인다
하늘 가까운 산골에 천사가 사는 듯이
8.
이 땅은 물처럼 흘렀다, 로마, 이슬람, 유럽
그러나 중심은 늘 그들, 모로코의 숨결
혼혈의 역사 속에도 꺼지지 않는 불꽃
9.
모래와 바람, 물과 돌, 그 모든 것을 넘어
모로코는 자신을 안다, 스스로의 정체성
시대가 지나도 잊히지 않는 노래여
10.
모로코의 여정은 끝나지 않는다,
푸른 문을 지나, 다음은 심장의 문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