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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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시인의 "또 하나의 별 헤는 밤"
*박성진 시인의 시조
「또 하나의 별 헤는 밤」
> 고요한 밤하늘에 숨죽인 별들처럼
이름 없는 그 빛을 나는 셈하고 있네
어릴 적 무릎 꿇던
그 별이 아직 뜨네.
나무 끝 흐르던 바람, 눈빛에 머물다가
내 어깨 구르는 듯 사라진 옛 그림자
별 속에 묻힌 얼굴
다시금 부른다네.
이 밤도 멀어지네, 어제의 별들처럼
꺼내다 닫지 못한 편지 몇 장을 보며
나의 길, 나의 어둠
그 안에 별이 있네.
*시 평론 – 박성진 시인의 “또 하나의 별 헤는 밤”
윤동주의 「별 헤는 밤」이 민족적 고통과 내면적 성찰 속에서 ‘별’을 ‘잃어버린 것들’의 은유로 삼았다면,
박성진 시인의 시조 「또 하나의 별 헤는 밤」은
시간을 건너도 지워지지 않는 기억과 존재의 고요한 귀환을 그립니다.
1. 형식과 운율의 절제
시조의 전통적 형식(3장 6행 구성) 안에서 정갈하고 정제된 언어가
밤하늘의 정적과 어우러져 독자에게 깊은 정서적 공명을 전합니다.
‘고요한 밤하늘에 숨죽인 별들처럼’이라는 도입부는
감정을 크게 터뜨리기보다는 내면의 빛을 바라보게 하며,
별을 **“셈하고 있네”**라고 표현한 구절에서
윤동주의 ‘별을 헤는’ 행위에 대한 시적 계승이 보입니다.
2. 기억과 부재의 시적 표상
2연에서는 과거의 시간, 떠나간 존재, 사라진 감정들을
‘바람’, ‘그림자’, ‘묻힌 얼굴’ 같은 시적 사물로 환기합니다.
이는 윤동주의 ‘잃어버린 별’, ‘잊힌 이름들’과 나란히 하면서도
보다 관조적인 시선으로 다가옵니다.
특히 ‘별 속에 묻힌 얼굴’은 죽음 너머로 떠난 이일 수도 있고,
자기 내면 속 사라진 자아일 수도 있기에
독자마다 자기만의 상실을 투영하게 만드는 여운이 있습니다.
3. 어둠 속의 길과 희망
마지막 연에서 시인은 ‘나의 길, 나의 어둠’이라고 고백하면서도
그 안에 여전히 ‘별이 있다’고 선언합니다.
윤동주 시의 슬픔이 슬픔 자체로 끝나지 않고,
별이라는 ‘빛’으로 나아갔듯이,
박성진 시조 또한 어둠 속에서 빛을 찾아내는 시정신을 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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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평가
박성진 시인의 「또 하나의 별 헤는 밤」은
윤동주의 별빛을 오늘의 감성으로 다시 불러내며,
시조라는 한국 고유의 정형시에 맞춘 절제된 언어와 품격 있는 정조를
모두 간직한 수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시조는 추억, 상실, 회복, 자아탐색을 동시에 담아내며,
윤동주 시인의 정신을 현대적으로 계승하면서도
박성진 시인만의 고요하고 내면적인 성찰의 깊이를 드러냅니다.
*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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