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분단의 겨울을 지나며》

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by 박성진

《길- 분단의 겨울을 지나며 》



〈길 — 분단의 겨울을 지나며〉


박성진 시인


가야 할 길이 끊어져 있다

군사분계선, 침묵의 절벽

지도 위 선 하나가

민족을 두 갈래로 찢는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누가 이 길을 갈라놓았을까

총이 길을 틀었고

말이 서로를 겨눴다


윤동주는 밤길을 걸었지만

나는 오늘, 멈춰 선다

남쪽 끝에서 북쪽을 바라보며

어머니 얼굴 같은 산을 그린다


오랜 겨울이 머물고

길은 더 이상 길이 아니다

걸어야만 살아남는

길 아닌 길 위의 기도


철조망 사이로 자라는

풀 한 포기 바라보며

나는 지금도

끊긴 길 위를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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