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분단의 대기실에서》

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by 박성진

《병원-분단의 대기실에서 》



〈병원 — 분단의 대기실에서〉


박성진 시인


긴 침묵 속에

나는 눕지 못한 병상이었다

통일은 언제나

입원 중이라는 말이었다


남북은 같은 통증을 앓고

진단명은 ‘분단 후유증’

처방은 언제나 미뤄졌고

간호는 외면되었다


하얀 가운 입은 정치들

정작 피 묻은 손을 감춘 채

이념의 체온을 재며

한쪽 폐만 숨을 쉬었다


응급실 문 앞에서

민간인은 언제나 후순위

통일은 끝없는 대기였고

기적은 접수되지 않았다


나는 말없이

두 개의 심장을 꺼내 놓고

북쪽과 남쪽을 번갈아

가느다란 맥을 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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