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사랑스러운 추억, 분단의 골목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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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스러운 추억, 분단의 골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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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진 시인 시 –
첫눈 내리던 날처럼
담장 위 고요히 내려앉은
누이의 웃음 가득한 마당
장독대에 햇살이 묻었다
그때의 골목은 평화였고
아이들은 북에서 왔다며
동무야 부르며 손을 잡던
사랑스러운 추억이었다
철조망 없는 시절의 노래
누구나 같은 꿈을 꾸었다
서울도 평양도 하나였고
말끝마다 봄이 머물렀다
지금은 그림자만 길어지고
편지 한 장 오가지 못해
통일은 지워진 단어가 되고
강물도 말을 잃어 흘렀다
그래도 나는 잊지 않으리
네가 웃던 그날의 겨울
우리 다시 만날 수 있다면
그 추억, 국경을 건너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