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왜 사람이 귀한가요
박성진 시인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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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람이 귀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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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 헌정 시
박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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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람이 귀한가요
왜 사람이 귀한가요.
그 질문을 떠올리면
먼저 추기경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늘 가장 낮은 자리에서
힘없는 마음들을 먼저 안아주던 분.
그분은 길게 말하지 않았습니다.
사람이 귀한 이유는
무엇을 이루어서가 아니라
살아 있다는 그 사실 하나라고
따뜻하게 일러주곤 했지요.
아픈 사람은 아픈 대로,
가난한 사람은 가난한 대로,
그 삶은 그대로 소중하다 믿으셨고
그 믿음이 많은 이들의 상처를
조용히 덮어주곤 했습니다.
이 시대에도 사람이 귀한가요.
우리가 다시 묻는 순간,
마음 안쪽에서 들려옵니다.
“사람이니까요.”
그 한마디가
지금도 잔잔한 불빛이 되어
우리 삶 속을 밝혀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