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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녹낀 거울의 언어

시인 박성진

by 박성진

참회록을 쓴 사나이 동서남북 막힌 담벼락에 갈길을 찾고 있다. 햇빛도 한숨 뿜어내는 암흑의 잿빛하늘은 빨간 일장기와 함께 분노하는 겨레를 짓밟았다.


별 헤는 밤 동주! 단 한 번의 목숨을 마지막 "하얗게 내뿜으며 장렬하게 죽는 굵은 대나무"처럼 파란 녹낀 거울을 손으로 발로 닦으며 참회록을 쓴 닷새만에 십자가의 결의를 한다.


오직 나의 피는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하기에 흘리는 피 십자가가 나를 정화하리라 파란 녹낀 거울아! 나의 얼굴이 보일 때까지 문지르며... <신분당선 전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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