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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알송알 Jun 27. 2024

문경에서 강릉까지 대중교통으로 다녀왔습니다

힘들지만 재미있었어요


문경에서 강릉까지 어떻게 가지? 강릉 친구 집에 놀러 가기로 했다. 네이버 길 찾기 앱에게 물어보니 자가용을 이용하면 거리는 255km이고 2시간 43분이 소요된다고 알려준다. 카카오 맵도 비슷한 대답을 한다. 나는 자가용도 없고 설영 있다고 해도 가까운 동네나 겨우겨우 다니고 강릉을 간다면 차를 모시고 가야 할 운전실력이라 이 방법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


두 번째 방법은 시외버스를 타는 것이다. 집에서 시외버스 터미널로 가서 시외버스를 타고 충주 시외버스 터미널까지 일단 간다. 충주에서 강릉 시외버스 터미널로 가는 방법이 있다. 소요시간은 문경에서 충주까지 1시간 14분, 충주에서 강릉까지 2시간 25분 합해서 버스 타는 시간만 생각하면 3시간 39분 정도이다. 오호라~ 이 정도면 할 만하다 싶어 버스 시간표를 검색해 보았다. 문경에서 충주까지 운행하는 버스가 하루에 달랑 3번인 데다 아침 일찍 출발하는 버스가 없다. 충주에서 강릉 가는 버스도 거의 없는 데다 , 그나마 있는 버스를 타려면 버스 타는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이렇게는 안 되겠다.

기차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점촌역에서 출발, 영주와 서원주에서 환승하면 강릉에 갈 수 있다. 시외버스를 타는 것과 비슷하다. 편성된 기차가 거의 없고, 실제 기차 타는 시간보다 환승역에서 기다리는 시간이 훨씬 길다. 더군다나 점촌에서 출발하는 첫 차가 10시 19분이다. 오후 3시 넘어 강릉에 도착할 판이다. 에구, 기차도 안 되겠다.


고심 끝에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로 가서 청량리역에서 기차를 타고 가기로 했다. 4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우리나라의 교통은 서울 중심이다. 문경에서 서울 가는 버스도 많고., 서울에서 강릉 가는 기차도 많다. 지도에서 보면 강릉에서 멀어졌다가 다시 강릉으로 가는 이상한 모양새가 되었다. 환승도 복잡하다. 그래도 어쩌랴. 강릉행 기차표는 금방 매진된다. 티켓 예매창이 열리자마자 표를 예매했다.


“선생님, 제가 강릉을 가는데요. 양평에서 환승하는데요. 서원주에서 갈아타는 게 가깝고 더 맞는 것 같은데요. 그렇지요? 그니까요. 제가 왜 기차표 예매를 이렇게 했을까요? 서원주에서 내려서 갈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결국은 기차를 타고 다녀왔다. 남편이 영주역까지 태워주어 가능했다. 기차표 예매가 어려웠다. 입석까지 매진이 많은 데다, 서원주역에 정차하는 기차 편이 많이 없다. 어쩔 수 없이 양평까지 올라가서 강릉행 기차로 갈아타는 걸로 예매를 했다. 이렇게 예매를 한 사정을 홀라당 잊어버리고는 애먼 승무원께 하소연을 했지 뭔가. 승무원이 친절하게 이것저것 검색해 주었지만 결론은 같았다. 집으로 돌아올 때는 서원주역에서 갈아탔다. 하지만 총 소요시간은 큰 차이가 없었다.


기차 타는 시간과 환승에 필요한 시간등을 합쳐 5시간쯤 걸렸다. 경상도 시골에서 강릉이 참 멀다 싶다. 힘들었지만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놀고먹고 마시고 이야기하고 1박 2일을 꽉꽉 채웠다. 바다에 발도 담그고  모든 것이 다 좋았다. 친구가 멀리 있어도 보러 갈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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