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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알송알 Apr 25. 2023

지진 때문에 속이 메스껍다

문경시 규모 2.7의 지진 발생

“쿵”

갑자기 큰 소리가 났다. 땅이 꺼지는 것 같기도 하고 대형 트럭이 우리 집 벽을 부딪치면 날 것 같은 소리였다. 몇 달 살아보니 시골도 도시 만만찮게 공사가 많다. 하루에도 포크레인과 트럭을 수없이 본다. 지금도 우리 집에서 50미터 남짓 떨어진 곳에서 옹벽 설치 공사가 한창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공사장에서 무엇인가 잘못된 줄 알았다. 포크레인이 콘크리트 옹벽을 떨어뜨렸나? 아니면 포크레인이 넘어졌나?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일을 계속하고 있다. 그럼 왜지?

 

“지진이 났을지도 모르겠다”

혹시나 싶어 초록창에 ‘문경 지진’을 입력해 보았다.  4월 25일 13시 22일 규모 2.7의 지진이 문경시 북서쪽에서 일어났다는 소식이다. 우리 집에서 상당히 가깝다. 큰 소리만 났을 뿐 흔들림은 느껴지지 않았고 기사에 의하면 피해도 없다고 한다. 다행이다. 규모 2.7의 지진은 건물 위층에 있는 사람이 흔들림을 느낄 수 있고 일반적으로 느끼기 힘들다고 한다. 나도 소리를 듣지 않았다면 지진이 났는지 몰랐을 것 같다. 쿵 하는 소리 외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책상 위의 컵도 , 노트북도 , 연필도 미동도 없었다. 그런데 내 속은 너무 메스껍다. 지진 때문에 배가 아플 수도 있나? 주로 건물이 흔들리고 물건이 흔들리고 유리창이 흔들린다는 말만 들었지, 이런 얘기는 들은 적이 없다. 지진에 나의 내장이 흔들렸나? 암튼 속이 안 좋다.


문경의 지진은 2019년 1월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 지금껏 이렇게 가까운 곳에서 발생한 지진은 처음이다. 지난 2월에는 튀르기에 지진으로 인해 문경의 지하수 수위가 7cm 상승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오늘 문경의 지진은 요 며칠 강원도 동해시 앞바다에서 수차례 발생한 지진과 관련이 있을 것 같다. 오늘은 내 속이 조금 메스꺼운 것으로 끝나더라도 다음에 무슨 일이 발생할지 걱정이다. 그래서 속이 또 안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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