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구봉산 기슭에 남천물 고르 흐르는
기름진 들녘.
물장구치고 가재 잡던 친구들,
풀잎 뜯어 밥 짓고 깨꽃 뜯어 기름 내어
병뚜껑으로 만든 국자로 떠 담아
한 상 차려내면,
엄마 하던 아이는 밥 먹으라 권하고
아빠 하던 나는 맛있게 먹어준다.
공기놀이, 딱지치기, 숨바꼭질.
딱밤으로 후려치면
빨갛고 얼얼한 이마에도
웃음만 번졌다.
집에도 가기 싫다 하고
땅따먹기 하느라 정신없다가도
엄마가 부르면
툭툭 털고 쌩~ 하고 집에 간다.
잘 가란 안녕도 없이.
내일도 만날 거니까.
지금 그네들, 어디서 무엇하며 지낼까.
이름도 얼굴도 아슴한 친구들.
같이 놀던 우리 동네가
사진처럼
가슴에 찍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