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속의 풍경 10

우리동네

by 도린

구봉산 기슭에 남천물 고르 흐르는

기름진 들녘.


물장구치고 가재 잡던 친구들,

풀잎 뜯어 밥 짓고 깨꽃 뜯어 기름 내어

병뚜껑으로 만든 국자로 떠 담아

한 상 차려내면,


엄마 하던 아이는 밥 먹으라 권하고

아빠 하던 나는 맛있게 먹어준다.


공기놀이, 딱지치기, 숨바꼭질.

딱밤으로 후려치면

빨갛고 얼얼한 이마에도

웃음만 번졌다.


집에도 가기 싫다 하고

땅따먹기 하느라 정신없다가도

엄마가 부르면

툭툭 털고 쌩~ 하고 집에 간다.


잘 가란 안녕도 없이.

내일도 만날 거니까.


지금 그네들, 어디서 무엇하며 지낼까.

이름도 얼굴도 아슴한 친구들.


같이 놀던 우리 동네가

사진처럼

가슴에 찍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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