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근육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TV나 영화에서 한 번쯤은 보았을 것이다.
햇빛에 그을린 피부 위로 선명하게 도드라진 복근, 굵고 탄탄한 팔뚝, 어떤 무게든 가뿐히 들어 올릴 듯한 어깨를!
땀에 젖은 티셔츠 너머로 드러나는 그 몸은 단순히 ‘멋지다’를 넘어서, 강인함과 자기 관리를 상징하는 어떤 언어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거기까지만 상상해 보기로 하자.
근육은 TV 속 몇몇 인물들만 소유하고 누리는 전유물이 아니다.
근육은 신체를 가진 인간이라면 누구나 태어날 때부터 가지는, 공통의 자산이다.
동시에, 모든 인간이 가지고 있지만, 모두가 누리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근육은 사용하지 않으면 점점 기능을 잃기 때문이다.
우리는 종종 ‘운동하는 사람들’만 근육을 갖는다고 착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근육은 우리가 숨 쉴 때, 걷고 일어설 때, 손을 뻗어 커피잔을 들 때조차도 쉼 없이 작동하고 있다.
어느새 “안녕하세요” 대신 “득근합시다”라는 인사가 자연스러운 시대가 되었다. 예전엔 몸이 불편하거나 아픈 사람만 재활운동을 했다면, 이제는 건강한 사람들도 근육을 기르고, 관리하고, 점검하며 살아간다. 근육이 곧 삶의 질을 좌우한다는 걸, 우리는 조금씩 깨닫고 있다.
우리 몸엔 상체에만 약 250개, 하체에 약 170개—총 400개가 넘는 근육이 있다는 걸 오십 고개 넘어 공부를 하면서 알게 되었다. - 만약 우리 몸의 근육이 그리 많고 복잡한 줄 알았다면 애초에 공부할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 근육들이 얼마나 정교하게 우리 몸을 지탱하고 있는지, 평소엔 잘 느끼지 못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허리를 펼 수 없을 때, 계단을 오르다가 무릎이 욱신거릴 때, 일상 속에서 근육은 조용히, 그러나 분명히 말을 건넨다.
"나를 돌봐달라"라고.
대부분의 근육은 뼈에서 뼈로, 또는 뼈에서 힘줄을 통해 연결되어 있다. 각각의 근육은 움직임의 패턴이 다르고, 맡은 역할도 제각각이다. 그런데 우리는 늘, 익숙한 움직임만 반복하며 산다. 자주 쓰는 근육만 쓰고, 잘 쓰지 않는 근육은 점점 무력해진다.
몸이 불균형해지는 것도, 통증이 시작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 비롯된다.
처음에는 단순한 뻐근함(tightness)과 긴장으로 시작된다. 마치 “오늘은 좀 무리했나” 싶은 정도. 그런데 그걸 방치하면 근육은 서로 들러붙는다. 이것을 '근육 접착(muscle adhesion)'이라고 한다. 근육 접착을 오래 방치하거나 치료하지 않으면 근육이나 힘줄이 영구적으로 짧아지는 ‘근육 수축(muscle contracture)’ 상태로까지 진행된다.
이쯤 되면 스트레칭이나 마사지로도 해결되지 않는다.
근육은 결국, 우리가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기억하는 조직이다.
그래서 근육도 정기적으로 돌봐야 한다. 치아가 아프지 않아도 정기검진을 받고, 피부에 트러블이 없어도 꾸준히 보습을 하듯이. 몸의 근육도 그렇다.
요즘처럼 활동은 줄고, 앉아 있는 시간이 늘어난 시대엔 더욱 절실하다. 컴퓨터 앞에서, 스마트폰을 들고 하루 대부분을 보내는 현대인에게, 근육은 묻는다.
“당신은 지금 나를 바르게 사용하고 있나요?”
근육은 누구에게나 있지만,
그 근육을 ‘잘 쓰는 법’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잘 쓰는 것, 골고루 쓰는 것, 쓴 만큼 회복시키는 것--
그 모든 과정이 결국 내 몸을 건강하게 만들어준다.
마음의 건강을 챙기기 위해 책을 읽고 명상을 하듯, 몸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선 근육을 쓰고, 풀고, 기울어진 균형을 다시 맞춰야 한다.
그것이 나의 나다움을 지키는 길이자,
근육에 대한 예의일 것이다.
"우리 모두 득근합시다!"
Tightness --Adhesion--Contrac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