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결과는???!!!
내가 수험생활을 한 2008년도에 교원 임용 시험은 3차로 진행됐다. 1, 2차 시험은 지필고사이고, 3차 시험은 면접·실기·수업실연이다. 1차 시험은 객관식 5지 선다형 시험이었다. 객관식 문항은 교육학과 체육전공으로 나누어져 있었다. 2차 시험은 논술형이다. 총 4문제가 출제되는데 각 문제 안에 작은 질문이 1~3개 정도 포함되어 있어서 작은 질문에 해당하는 내용을 빠짐없이 기록해야 한다.
3차 시험은 체육교사라면 꼭 필요한 운동능력을 확인하는 실기시험, 인성을 파악하는 면접, 09학년도에 처음 도입된 수업실연으로 구성되어 있다. 실기는 중, 고등학생을 가르칠 정도의 수준을 확인하는 단계로 구기, 체조, 수영, 육상 등 대부분의 종목을 할 줄 알아야 한다. 그 당시 서울은 다양한 종목 중 어떤 종목과 내용이 출제 될지 모르기 때문에 실기 준비도 만만치 않았다.
면접은 1:다(多) 면접으로 면접관이 다수이다. 그리고 수업 실연은 면접관 앞에서 약 10~20분 동안 실제 수업을 해보는 새로운 형태의 면접이다. 이렇게 3차의 시험을 모두 통과해야만 교단에 설 수 있다.
자신감 있게 1차 시험을 치뤘다. 시험이 끝난 후에 합격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곧바로 2차 시험에 매진했다. 1차 시험 발표 날이 될 때까지 공부를 하며 실기준비도 병행했다. 1차 시험 발표 날. 합격자 명단에 있는 이름을 발견하고 안도감과 함께 남은 기간 동안 준비를 마무리 했다.
2차 시험장에 도착해서 시험 문제를 받았을 때 미소가 번졌다. 내가 준비한 시험 문제가 출제 됐기 때문이다. 4문제 중 3문제를 알고 있다는 생각에 갑자기 긴장이 풀렸고, 문제에 대한 충분한 고민 없이 곧바로 작성했다. 정말 무언가에 홀린 듯이 작성했다. 이러한 자신감과 자만심이 나를 결국 불합격으로 이끌었다.
2차 시험 합격자 발표를 확인하고 엄청난 좌절에 빠졌다. 당연히 합격하고 군 입대를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만큼 자신 있었기 때문에 더욱 크게 다가왔다. 몇 일 동안은 아무 일도 하고 싶지 않았다. 멍하니 하루하루를 보냈다. 시간이 지나자 차츰 안정감이 되살아났다. “어차피 나는 체육 교사가 될 사람이니까 벌써 좌절하면 안된다. 어떤 실수로 시험에 떨어졌는지 분석해보고 다시 시작하자.”라는 생각과 함께 정신을 차렸다. 마음을 다잡고 2차 시험 문제지를 분석해봤다. 집중력 있게 시험 문제를 보니 그 당시 놓쳤던 나의 실수가 보였다.
나의 가장 큰 실수는 자만심이었다. 처음 시험지를 받아봤을 때 아는 문제가 보이니 시험 문제를 제대로 읽고 이해하지 않은 채 무작정 작성을 했던 것이다. 즉, 방향성을 잘못 잡고 문제를 해결하다 보니 요구하는 내용과는 전혀 다른 내용을 작성했다. 너무 후회됐다. 굴러들어온 복을 내가 걷어찬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다음번에는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고 마음을 다잡았다. 그리고 나는 남은 겨울방학을 쉬고 군입대를 했다.
내 짧은 인생 중 정말 큰 충격을 준 사건 중 하나였지만 아주 큰 깨달음을 얻었다. 1년 동안 끈기있게 노력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시험 공부 방법에도 큰 변화를 줄 수 있었다. 무작정 암기만 하던 방식을 벗어나 전공 도서를 직접 구입하여 내용을 이해하는데 조금 더 비중을 두었다. 시험 문제를 받아들이는 방법에 대해서도 변화를 주었다. 시험지를 받으면 문제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내용을 작성하기로 마음 먹었다.
시험에서 떨어지는 일은 언제나 쉽지 않은 경험이다. 하지만 결과를 받아들이고 결과와 과정에 대해서 치밀하게 고민하면 반드시 얻는 점이 생긴다. 몇 년 후의 결과이긴 하지만 이러한 과정들이 쌓이고 쌓여서 지금의 나를 만들어 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