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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층소화 0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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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사임당 Dec 01. 2023

층간 소음 연재를 마치며..

소음이여 안녕 - 프랑소아즈 노상.

불안할 만큼 행복한 나날이었어요. 이렇게 오랜 시간 행복해 본 적이 없었어요. 멋모르던 아이 때도 이런 기분은 유지되지 않았거든요. 무슨 일이든 일어날 것 같다는 느낌. 이상할만치 제 몸에서 떨어지지 않더군요. 귀신은 과학적으로는 없는 거.. 겠죠? 그럼에도 늦은 밤 공동묘지를 지난다면 서늘해지는 뒷목에 미친 듯 뛰게 되듯이요. 기분이 딱 그랬어요.




말도 통하지 않는 사람과 오랜 시간 전쟁을 했습니다.

아무도 이길 수 없는 것이었지요.

그럴 마음이 없는 사람과 또 다른, 그럴 마음이 없는 사람 간의 다툼이었습니다.

다른 사람과 같이 사는 공간에 대한 이해가 적은 사람. 다른 사람이 주는 소음에 본인은 피해자라는 단정을 짓고 상대방을 가해자라는 이름으로 바라보던 사람.

누구도 이길 수 없는, 모두가 황폐해지는 싸움이었습니다. 무척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지만 겪어서 알고 있던 싸움은 아닙니다. 그 상황에 닥치고 보면 생각보다 호락호락하지 않음에 놀라게 되지요. 네 상황을 왜 내가 이해해야 하는지 이해되지 않고요. 본인은 절대 알 수가 없는, 이만한 일에 호들갑 떠는 타인의 뇌 구조가 궁금합니다.


남편도 꽤 스트레스를 받았던지라 술자리에서 물어봤다고 해요. 지금 겪고 있는 문제를요.

그랬더니 의외로 두 부류의 인류만이 있었다고 해요. (남편의 지인이 많긴 하지만 모든 인류를 대변할 수는 없음을 밝힙니다)


1형. <아니? 우리 집은 없는데!>

이 부류의 사람은 본인이 집에서 슬리퍼를 신지 않고 편안히 걷는 지인이었습니다. 좀 털털한 타입이라고 할까요? 본인도 예민하지 않고 남의 소음에도 무감한 사람. "아니 그 정도도 못 참아?" 하기도 했다네요.


2형. <와! 그거 안 겪으면 절~대 모릅니다.>

본인도 소음에 노출되어 고통을 느낀 부류입니다. 찾아도 가보고, 인터폰도 해보고. 싸워도 보고 별 짓 다했는데 안 되더라. 결국은 이사 가야 되더라. 이런 대화로 흘렀다고 하네요.


이렇게 극단적인 대비를 하고 싶지는 않은데 또 어떻게 생각해 보면 일견 그럴 수도.. 하게 됩니다.


1형 지인의 경우를 혼자 상상해 봅니다 <사실 : 아랫집은 인터폰을 한 적이 없다. 윗집이 점잖아 소음을 내지 않는다. 나의 결론: 아랫집에서 인터폰이 오지 않았으니 소음을 내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고 나는 윗집을 신경 쓰지 않기에 느끼지 못하는 거다>


2형 지인의 경우를 혼자 상상해 봅니다. <사실 : 윗집이 밤낮없이 쿵쿵 발 뒤꿈치로 찍어 누르며 걸어 집이 퍼커션이 되었다. 내가 그 속에 들어앉아있는 상태다. 골이 아프고 부정맥이 온다. 나는 최대한 소음을 내지 않으려 3종 세트를 항시 신경 쓴다. 슬리퍼, 매트, 늦은 밤 생활 소음 자제(세탁, 청소, 음악 등등) 나의 결론 : 나는 아랫집 피해 주지 않으려 이렇게 노력하는데 윗집 무개념 소음유발자들 때문에 미칠 것 같다. 하루에도 몇 번씩 살인 충동을 느낀다>


교훈을 드릴 옛날이야기 해드릴게요(몇 달 전 이야기. 낚시 주의)

저의 친언니는 아들만 셋이라 30년을 공동주택 1층에 살았거든요. 이젠 독립에 반독립 한 아이들이라 거의 부부 둘만 있는데요. 가보니 두 부부가 쿵쿵하며 걷더군요. 슬리퍼 안 신고. 단독주택처럼 아파트 살던 사람이라 개념이 없더라고요. 제가 아랫집에 죄송해졌습니다. 윗집 아이들 뛰는 소리에 인터폰 하던 제 지인도 집에서 줄넘기를 하고 킥보드 타고 있었습니다. 공동주택에서 가해자 피해자가 한 사람의 인성이나 버릇으로 고정되는 게 아니더라고요. 지금처럼 살아도 내가 누군가에겐 가해자가 되고요. 누군가를 가해자로 생각하게 되는 공간입니다. 겪어보니 다른 사람이 내 행동을 그저 참고 있었던 경우도 있었습니다.

또 다른 남편 지인은 아이 3명을 키우는 사람이에요. 어린이집 갔다 오면 씻기고 조용히 시키고 하기 바쁜 그 시기 아이들요. 나름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 몇 백만 원을 들여 집을 매트로 바닥도배 했고요. 본인들은 슬리퍼를 신고 아이들은 일찍 재우고 했어요. 그럼에도 아이들 하원하고 5분이면 밑에 집에서 올라온답니다. 할머니께서 "아니 이 집구석은 어째 조용한 날이 없어. 애 자식들을 어떻게 키우는 거야!" 집 안까지 들어와 욕을 하셨답니다. 참다가 한날은 "가만히 있었더니 사람을 뭐로 보는 거예요. 당장 나가세요! 말이라고 다 하는 줄 압니까!" 했다는데요. 그러고는 1층으로 이사를 갔다고 해요. 아랫집 할머니도 아이 셋 부모도 접점은 없었을 것 같아요. 매트를 더 깔 수는 없고요. 머리를 울리는 진동에 사회생활을 시작하실 나이도 아니니까요.

아이가 전혀 안 뛴다고 해도. 한창 아이에게 아파트는 참.. 어른으로서 미안도 하고요. 생활의 편리, 버릴 수는 없지만 아이들에게 무슨 죄인지. 그렇다고 아랫집에게 왜 아이 키우는 벌을 받게 하는지 그것도 민폐는 민폐입니다. "조금씩 양보합시다"라고 하는 것도 남에게 강요하면 우러나지 않을 테니까요.


층간 소음의 피해자라는 생각에 무척이나 힘들었습니다. 말씀드렸다시피 숨이 잘 쉬어지지 않을 만큼요. 지금도 가끔 그때를 생각하면 답답해져 오기도 합니다. 누구에게든 도움 받고 싶다 생각했어요. 깡패를 부를까? 경찰? 변호사? 하며 나 대신 이 아픔을, 괴로움을 없애줄 자를 구하려 했죠. 나 대신 이 문제를 좀 해결해 주면 안 될까 공허한 발걸음을 소비했습니다. 친구를 만나 잠시 웃다가도 집에서 겪게 될 일들로 생각이 돌아갔습니다. 겁이 나 미칠 것 같았습니다. 무서워서 점점 예민해져 갔죠. 내가 상황을 컨트롤할 수 없다는 생각은 더 상황을 크게 느끼게 만들었고요. 우주만큼 큰 어떤 존재가 내 소원을 들어주어 내일이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해결이 되면 좋겠다. 상상 속으로 빠지는 일이 늘어났습니다. 모든 행동, 상황, 의식은 한 곳으로. 토르의 망치가 손바닥으로 착붙 하듯. 아무리 밖으로 돌아도 제 온 정신은 울리는 집 한 복판이었습니다. 물론 그 상황이 제 마음가짐 때문에 달리 보이는 건 아닙니다. 상황이 급반전하여 안심해도 되겠다는 조그만 희망도 드니까요. 아랫집인 우리가 이사를 가지 않을 것이 확실해 보이나 봐요. 똥이 무서워서 피하나 더러워서.. 하며 충돌을 피하려고 하는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지금은 표면적으로 최대한 노력하고 조심합니다. 층간 소음 측정기인 제 심장이 정상 맥박으로 돌아왔으니까요.


김신회 작가의 <나의 누수 일지>에 보면 이런 글이 있어요. "살면서 문제가 생겼을 때 당신은 어떻게 대처하는가. 적극적으로 해결하려 애쓰는가 아니면 최대한 열심히 도망치는가. 나로 말할 것 같으면 후자다. 냄비에 상한 찌개가 있는데, 그걸 처리할 엄두가 안 나면 뚜껑을 덮으면 된다. 그러라고 뚜껑은 있는 것이다. 나는 인생에 크고 작은 뚜껑이 엄청 많아서 이건 이 뚜껑으로 덮고 저건 저 뚜껑으로 막으면서 살아왔다" 작가님들도 공감하시겠지요? 저는 이 문장 때문에 이 책을 샀거든요. 모른척하고 싶고 무시하고 싶고 내 눈에 보이지 않을 때는 없던 일이길 바라며 살았던 제 얘기요. 그런데 인생 그렇게 살아지던가요? 결국은 또 다른 형태로 변신한 곰팡이 괴물이 크기를 더 키워 저를 기다리게 되지요. 결국 해결은 제 몫이고요. 미룰수록 멀어지는 버스마냥 잡기는 요원해지고 피할수록 문제는 커지는 거.


결국은 제 문제. 제가 혼자서 오롯이 마주해야만 되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그게 잘 되지는 않습니다. 자신도 없습니다. 프랑수아즈 사강의 <슬픔이여 안녕>에서 어떤 성장이든 혼자만이. 혼자서 슬픔을, 힘듦을 맞아야 하는 순간을 얘기하지요. 독립의 순간, 정신적 독립의 순간. 세상 그 누구와도 나눌 수 없는 슬픔을 스스로 극복해야 하는 숙제 같은 거요. 그리하여 다른 사람으로부터 독립된 인간이 되리라는 거 말이에요. 어떤 고통도 내가 느끼고 디뎌야 함을 말이지요.


저도 독립해 볼게요. 어떤 문제는 누구와도 나눌 수 없고 혼자서 겪어내어야 할테니까요. 예, 성장해 보겠습니다. 그래도 힘들면 두서없이 울고 불고 할 브런치가 있으니 뒷배로 남겨둘거에요. 여기..계실거죠?


그동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연제는 <네~ 출발했습니다. 딸기요>입니다. 남편 회사(사장 아님 주의)에서 물건을 받아 딸기를 팔 거예요. 배달 가는 이야기할 시간이 되려나.. 모르겠지만 일주일에 한 번은 짧게라도 쓸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처음 해보는 배달 장사(?)라 좌충우돌 성장기가 될지 실패담이 될지 미지수입니다. 하지만 한번 해보려고요. 길치라서 그것도 걱정이고 넉살이 없어서 클레임 전화 오면 덜덜 떨 텐데 어쩌지 벌써 한숨이 나오지만.. 장사 잘 되어서 돈 많이 벌면 딸기 파티 할게요~ 작가님들 모시고^^ 드시러 오세요~ 돈 버는 슈퍼 우먼 다음 이야기 <농사 안짓는 딸기 농부입니다> 첫 회에서 만나요.




마치며...


중간 연재에 넣으려 했던 내용이지만 더 길게 쓰는것도 의미가 없을 듯 하여 붙이고 맺어봅니다.

윗집 사는 사람이 겪었을 사실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써 보았습니다.


안녕하세요? 층간소음 센터에서 우편 받으셨죠? 많이 놀라셨겠어요.


예, 진짜 놀랐어요. 제가 할 말이 진짜 많은데요. 진짜 저니까 참고 살지. 보름 지나면 만 4년이거든요. 말도 마세요. 어디 한번 들어보실래요? 음음. 처음에 이 아파트 어떻게 오게 되었는지부터 말씀 드릴게요. 친구가 이 아파트 사는데요. 가봤더니 너무 이쁘게 해 놓고 사는 거예요. 부러워 죽겠데요. 남편을 졸랐죠. 저 아파트여야 해. 꼭 이사 가자. 응? 응? 제발! 내 말이라면 끔뻑 죽는 남편은 이번에도 있는 집은 전세까지 주고 옮기자 하데요. 너무 기대도 되고 얼른 이사도 가고 싶고. 날을 정하고는 설레어서 잠을 못 자겠더라고요. 막상 이사를 가보니 생각보다 더 좋아요. 일단 넓게 빠진 구조가 다섯 식구 살기에 적당했고 인테리어 한 집은 신혼집처럼 화사했지요. 층도 로열층이고 해도 따스하고.. '이제 행복할 일만 남았다.' 내 나라에서는 아이를 하나밖에 못 낳지만 이 나라에서 아들도 둘이나 낳았고 어머니도 모셔왔으며 남편도 자상하고. 진짜 너무 행복하다. 여기서 이 기분으로 평생도 살겠다 싶었다니까요. 그런데요. 진짜 몰랐죠. 밑에 개 미친놈이 살 거라고는요. 두 달째부터 인터폰을 하는데요. 아니 내가 자기 집 앞에서 고성방가를 했어요? 집 안에 쳐들어가서 때리기를 했어요? 차 타이어 펑크를 내기를 했냐고요. 일 하는 곳 찾아가서 깽판을 지었냐고요. 내 집에서 우리 식구 재미있게 행복하게 사는데 가정 파괴범 같은 것들이 밤낮없이 호출이에요. 미친 거 아니에요? 애를 좀 조용히 시키래요. 아니, 애가 조용히 하라 한다고 뛰지 말란다고 안 뛰냐고요. 애가 다 그렇지. 자란다고 자냐고요. 누워있으란다고 새벽 5시에 깼는데 책을 보겠냐고요. 자기들도 애 있는 거 같더구먼.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그래서 애한테 한 소리 했죠. "지금 뛰지 마! 지금 밑에 집에서 시끄럽데" 그런데 며칠 있다 또 인터폰을 해요. 맨날 조용히 해야 하는 일이라도 있데요? 뭔데요? 도대체. 집에서 뭐 대학시험 쳐요? 수능 치냐고요. 이 나라에서는 수능 칠 때는 회사도 늦게 출근하고 야단이라면서요. 집에서도 수능을 치는 거예요? 맨날? 왜 맨날 조용히 해야 되는데요. 일 있으면 얘기해요. 그때는 조용히 해 줄게요. 참다 참다 너무 호출을 해 재껴서 꺼버렸어요. 어디까지 맞춰줘야 할지 모르겠으니까요. 그랬더니 찾아와요. 완전 정신병자죠? 엄마가 안 그래도 인터폰 때문에 짜증 잔뜩 났는데. 내 집에 쳐들어오니까 이런 놈들은 강하게 해야 깨갱한다면서 당신께 맡기라 하데요. 밑에 아저씨 보자마자 엄마가 줘 팼어요. 주먹질에 발길질을 막 했죠. 어디서 배웠는지 우리 엄마 욕도 잘하데요. 한국어로 욕을 막 하면서 때리는데. 와~ 저 아저씨 정신 번쩍 나겠다 싶데요. 근데 팔을 딱 잡는 거예요. 그만해! 하면서요. 욕 하지 마 그러데요. 이 아저씨 깡패야 뭐야? 겁 없어? 싶었죠. 그러더니 말 좀 하재요. 미친 인간이랑 말해서 뭐해요. 광견병이나 옮죠. 떠들라 하고 무시했죠. 그랬더니 슬리퍼를 신고 매트 좀 깔라나 뭐라나. 뭐래. 집에서 신발을 왜 신냐? 이렇게 이쁜 바닥재를 깔았는데 매트로 가리라고? 흥 웃기시네. 싶었죠. 뭐 시끄러운 거야 아저씨가 제정신이 아니라서 그런 거니 내 집을 그딴 물건으로 엉망 만들지 않을 거다. 결심했죠. 그러고 화가 나서 더 쿵쿵 걸었죠. 어, 저는 지금도 스트레스 안 받고 걷던대로 걸어요. 몰라요. 제가 그걸 왜 신경써요. 남편은 큰애한테 얘기해서 조용히 걷더라고요. 왜 그러나 몰라요. 남자가 남 눈치나 보고 쯧. 둘째한테는 애 기죽을까 봐 잘한다 괜찮다 해줬고요. 아니 이렇게 이쁘고 귀하고 사랑스러운 아기에게 아이스러움을 버리라니 죽으라는 거죠. 안 그래요? 사실 너무 화가 나서 이사 가자 말을 하긴 했어요. 진심은 아니죠. 왜 내가 이사를 가는데요. 이사를 간다면 밑에 집 정신이상자가 가야죠. 어느 날은 집에 도착했더니 종이를 붙여놨어요. 별짓 다한다 싶데요. 구겨서 버렸죠. 그러고 또 얼마 후에는 편지를 붙여놨어요. 여기가 뭐 <동네방네> 안내판인 줄 아나 봐요. 부적이라도 써놨나 잠시 놀라기도 했는데 뭔 종이를 두툼하게 넣었어요. 빽빽하게 글을 써놓았어요. 시간 많고 할 일 없나 봐요. 그럴 시간에 청소나 하지. 집도 후지더구먼. 그 종이는 흙을 발라서 그 집 앞에 던졌죠. 당해보라고요. 지난번 우리 집 부엌에서 하수구 역류해서 관리실에서 왔더라고요. 아랫집에서 누수문제로 연락했다고. 뭐 이건 내가 잘못했으니 딸기랑 사 갖고 가봤죠. 나 상식 있는 사람이니까요. 근데 생각보다 인상 좋은 아줌마가 있더라고요. 웃으면서 친근하게 말을 하는데 사람 괜찮아 보였어요. 그러면서 매트 좀 깔아라. 슬리퍼 꼭 신고 사는데 그게 참 도움이 된다느니 어쩐다느니 쓸데없는 소리 좀 막 하는거 같긴 했는데 여하튼 그렇게 잘 해결도 되었는데. 오히려 그러고 나서 더 심해요. 웃으면서 가식 떨더니 그 여자가 더 미친 사람이었나 봐요. 와 소름. 관리실에서 남편 휴대전화로 전화가 와요. 진짜 드릴 있으면 바닥 뚤어버리고 싶더라니까요. 뚜껑이 얼마나 열리는지. 아니 그러고 내 방에서 안마기 사용하는데 그날 가족들 다 돌아가면서 4시간 정도 썼거든요. 밤이죠. 퇴근하고 쓰니까요. 또 전화 왔어요. 이젠 진짜 못 참는다. 이것들 확 죽여버려야지. 부적이라도 쓰든가. 이젠 저 인간들 보이면 엄마가 막 피해요. 얼마나 엄마를 겁박했으면. 우리 착한 엄마가 어? 외국생활에 말도 안 통해서 힘든 엄마를. 진짜 악마들이에요. 그래서 그집 깡패같은 아저씨 출근하고나면 쿵쿵 걸으라고 해요. 문도 세게 닫고. 복수 좀 해야죠. 근데요. 남편이 애한테 뛰지말라고 소리를 쳐요. 남편이요. 그 착한사람이요. 저런 인간들 만나니 우리 남편도 저렇게 변하는구나. 진심 깜짝 놀랐다니까요. 저요. 차에 전화번호도 안 붙여놔요. 혹시나 전화할까봐요. 제가 얼마나 힘든지 아시겠죠? 와. 진주에서 정신이상자가 불 질러서 나오는 사람들 찔러죽였다는 얘기 남편이 해주던데. 여기 미친 사람들 많나봐요. 무시무시해요. 근데 아세요? 올해는 무슨 이웃사이센터? 뭐 그런데서 우편물이 온 거에요. 엄마랑 저는 깜짝 놀랐잖아요. 뭐 공안같은데서 잡아가는 줄 알고요. 와. 놀란거 생각하면. 근데 이 나라는 별거 없데요. 뭔 종이쪼가리 보내놓고 오라 가라도 없고. 집에 찾아오지도 않더라고요. 생각보다 별거 아나라서 진짜 다행이었어요. 엄마랑 쫄았던거 생각하면 억울해요. 어쨌든 그러고나서는 또 나라에서 뭐 올까봐 제가 하지 말라고 해요. 귀여운 제 둘째한테요. 예쁜놈이 제 말은 잘 듣거든요. 다른 사람 말은 안들어요. 어쩌겠어요. 제 자식이 제일 소중하지만 제가 잡혀가면 애는 누가 키워요. 뭐 괴롭지만 살아야되니까.. 전말은 이런거에요. 어의가 없죠? 별 인종 다 있다니까요. 생각만 해도 피곤하네. 예 예 그럼 들어가세요. 예. 갈게요. 애가 내년에 학교 가는데 지금 엄마랑 집에 둘만 있거든요. 어디 안 가요. 애가 선생들이 자꾸 혼낸다고 가기 싫다니 안보내거든요. 예 들어가세요.





이웃 사이 센터 신고 보고서 신청



자료실에 다운로드하여 작성 후 메일 보냈습니다.

<층간 소음 마지막 절차인 이웃사이센터 신고를 했습니다. 올 2월에요. 이번달에 연락이 왔더군요. 급한 사람 숨 넘어갔을 거예요. 게다가 경과 보고서가 필요하면 자료 요청서를 작성하여 메일 보내랍니다. '이렇게 해도 신청하련? 그렇게 필요하면 하라~' 이거 같아요. 목 마르니 제가 우물 파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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