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한결같은' 사람을 좋아한다. 힘든 상황이 닥치더라도 꿋꿋이 이겨내는 사람. 처음과 같이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 자신이 손해를 보게 되더라도 타인을 위해 희생할 수 있는 사람. 누구나 될 수 없는 사람이기에 한결같은 사람들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는다.
문득 존경과 박수는 그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지 생각해본다. 이름조차 모르는 이들이 자신에게 보내는 찬사를, 그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험난한 길을 걷고 있을 그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다. 기쁨과 슬픔, 행복과 불행이라는 감정을 느끼는 사람이다. 누군가 자신의 일을 오랫동안 별 탈 없이 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그 사람이 그 일을 당연히 계속해야 할 이유가 되진 않는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아 보여도 속까지 그러란 보장은 없는 것이다.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은, 스스로에게 가장 나쁜 사람일 수 있다. 누구나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이 어느 정도 나뉜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처럼 되고 싶어 스스로의 본능을 억누르곤 한다. 직장에서, 친구 사이에서, 부모와 자식 간에서, 연인 사이에서 등 말이다. 자신이 좋은 사람이 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칭찬이다. 흔히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는 말이 있다. 누군가가 던진 칭찬 한 마디는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기도 한다.
상대방을 위한 칭찬엔 크게 2가지 종류가 있다. 인정하는 의미의 칭찬과 이용하기 위한 칭찬이다. 전자는 상대방의 뛰어난 능력을 인정하거나, 나를 위해 무언가를 베풀어준 상대에게 감사하는 의미를 뜻한다. 후자는 상대방의 능력을 나를 위해 사용하게 만들기 위한 하나의 도구이다.
순수한 사람들은 때로 후자의 칭찬을 전자의 의미로 오해하곤 한다. 그들은 자신들의 호의에 대해 타인이 알아준다는 것에 진심으로 기뻐하며, 더욱 그러한 행동을 반복한다. 그들의 능력이 타인에게 더 이상 필요 없게 되거나, 또 다른 사람의 존재로 그들이 대체되면 칭찬은 멈추게 된다. 인간은 인정받는 것에 대한 욕구가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하다. 자신이 필요 없다는 사람이라고 느끼는 순간부터 인간은 급속도로 무너진다. 이 순간 인간은 2가지 반응을 보인다. 자신을 필요로 하지 않는 사람이나 단체를 떠나려고 하거나, 필요성을 인정받고자 더욱 노력한다.
2가지 행동 중 무엇이 더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개인적으론 사랑이나 인정은 갈구한다고 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오히려 그것들을 갈구하는 시점부터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아끼지 않는 것이다. 인정받고자 하는 욕심을 내려놓음으로써 더 좋은 상황이 펼쳐질 때도 있다.
칭찬으로 인해 고래가 춤출 수도 있다. 그러나 춤추고 싶지 않은 고래를 칭찬을 해줌으로써 억지로 춤추게 만든다면, 과연 그것을 옳다고 말할 수 있을까? 진심이 담긴 칭찬이라고 해서, 그것이 상대방에게 온전히 전달될 거란 보장은 없다.
오랜 시간 온전히 무언가에 열중한 사람일수록 자기 자신에 대해 냉정하고 객관적인 판단을 할 수 있다. 당신이 던진 칭찬이, 누군가에겐 압박과 부담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상대방이 지금껏 노력한 것을 진심으로 인정한다면 말없이 그 사람의 선택을 지켜보자. '포기하지 말라', '당신을 응원한다'라는 말보다 어떤 선택이 됐건 상대방을 진심으로 믿는다는 것이 더 어려울 수 있다. 기억하라. 소리 없는 기다림은 오히려 상대방에겐 칭찬 백 마디보다 더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