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일 반복되는 삶을 살고 있고, 나 또한 마찬가지다. 알람 소리에 눈을 떠 화장실로 가서 씻으며 하루를 시작한다. 시리얼로 아침을 먹고 전날 저녁에 싼 도시락을 챙겨 출근을 한다. 오전 시간 동안 일을 하다 보면 금세 점심시간이다. 냉장고에 넣어둔 도시락을 꺼내 먹으며 유튜브를 본다. 점심시간이 끝나면 다시 오후 일을 시작한다. 이것저것 하다 보면 퇴근 시간이다. 다행히 회사와 집이 가까워 5분이면 도착이다. 30분 정도 쉬면서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나면 운동을 하러 갈 준비를 한다. 10분 정도 스트레칭을 하며 굳은 몸을 풀어준 뒤 클라이밍 센터로 이동한다. 1시간 30분 정도 땀을 흘리고 나서 밖으로 나오면 이미 밖은 어둑해진 후다. 집으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멍하니 앉아 있다가 글 한 편을 쓰고 나서부턴 자기 전까지 자유 시간이다. 다음날 먹을 도시락도 싸고, 시원한 맥주 한 캔을 마실 때도 있다. 그러다 시계를 보면 어느새 잘 시간이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간다.
무언가의 반복은 그것에 익숙해지도록 한다. 익숙함은 감각을 무디게 만든다. 무딘 감각은 느낄 수 있는 감정을 줄어들게 만든다. 그렇게 감정이 무뎌지기를 반복하다 보면, 남는 것은 지루함이다.
일상이 반복된다는 건 누구나 지루하게 느낄 법한 일이다. 쳇바퀴에서 아무리 빠른 속도로 달린다 해도 앞으로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다. 그렇기에 누군가는 퇴근 후 무언가를 하며 지루함을 없애려고 한다. 운동을 하거나, 사람을 만나거나, 여행을 가는 등 말이다.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행동한다는 건 좋은 것이다. 생각에서 그치지 않고 직접 몸을 움직인다는 건, 의지와 체력을 필요로 한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가장 안 좋은 버릇은 '목표는 높은데 행동하지 않는 것'이다. 이루고자 하는 건 많지만 항상 머릿속에서 멈추는 사람들이 있다. "알고 있지만 하지 않은 것뿐"이라는 말은, 결국 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노력한 과정은 스스로가 인정해주면 된다. 당신과 나를 보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주목하는 것은 결과다. 그렇기에 삶이 지루하다고 느끼고, 지루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언가를 시도하는 사람들은 그만한 의지를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매번 퇴근 후 새로운 것들을 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체력적인 문제, 여유자금의 부족, 무언가를 하기엔 부족한 시간 등 말이다. 지루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언가를 해보려 해도 걸리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이것에 대해 말하기 전,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한 가지 사실이 있다. 당신이 생각하는 반복되는 일상은, 결코 똑같이 반복되지 않는다. 전체적인 흐름은 비슷할지라도 어제와 똑같은 하루는 존재할 수 없다.
어제와 오늘의 하루 일상을 떠올려보라. 정말 매 순간이 똑같았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가? 출근하는 시간, 점심 메뉴, 휴식 중 했던 행동들이 데칼코마니처럼 겹치진 않았을 것이다. 비슷하긴 해도 우리는 매번 조금씩 다른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지루함을 벗어나기 위한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하루 중에서 스스로가 선택할 수 있는 부분들을 조금씩 다르게 바꿔가 보는 것이다. 매번 가던 출근길이 아닌 다른 길로 가본다던가, 점심 식사 후 사무실에서 벗어나 5분이라도 산책을 해보는 등 말이다. 너무나 익숙해진 일상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의외의 새로움을 느낄 수 있다. 새로운 길이 평소 출근길보다 5분이 더 걸리더라도, 그 길을 걸으면서 무슨 일이 일어날진 당신도, 나도, 아무도 알 수 없다.
바뀌기 위해서, 변화하기 위해서는 거창한 것부터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자. 평소 청소를 잘하지 않던 사람이 한 번 대청소를 했다고 해서, 그 사람이 깔끔한 사람으로 완전히 바뀌었다곤 할 수 없다. 행동한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지만 한 번의 행동으로 누군가를 판단한다는 건 성급한 일이다. 아주 사소한 것부터 천천히 바꿔나가며 익숙해지도록 만든다면, 시간이 지났을 때 스스로 달라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