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가슴 한편에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욕구를 가지고 살아간다. 물론 억지로 '좋은 사람'이 될 필요는 없지만, 굳이 타인에게 미움을 사고 싶어 안달 난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주변을 둘러보면, 자연스레 '좋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구분될 때가 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자신이 무언가를 받은 게 없더라도 챙겨주고 싶거나 함께 있고 싶은 사람이 있는 반면, 적극적으로 자신에게 호감을 표현해도 말조차 섞기 싫은 사람도 있다. 자신의 기준에선 별로 친하지도 않은데 자꾸만 과하게 친한 척을 하거나, 부담스럽게 다가오는 사람을 대할 때면 한 가지 생각이 떠오르곤 한다. '저 사람은 자기가 되게 괜찮은 사람인 줄 아나 보네'
물론 이러한 생각이 오해인 경우도 종종 존재한다. 그러나 때로는 그러한 생각이 점점 강해져, 결국 상대와의 관계를 끊게 된 적도 있었을 것이다. 관계가 끊어진 이유가 누구에게 있냐는 것은 중요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관계가 끊어진 횟수'이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만약 당신이 꽤 많이 관계를 맺고 끊으며 살아왔다면, 스스로 '괜찮은 사람'인지를 점검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오늘은 "자신이 좋은 사람인지 알아보는 법"에 대한 내 생각을 말해보려 한다.
'이해타산적'인 태도로 사람을 대하는가
나는 어떤 관계든 어느 정도의 주고받음, Give&Take가 존재해야 한다고 믿는다. 여기엔 꼭 물질적인 것뿐만이 아니라, 정서적인 교감도 포함된다. 내가 상대를 신경 쓰고 아껴주는 만큼, 상대 또한 나를 생각해주는 마음이 느껴져야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꾸준히 에너지를 쏟는 편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나의 배려를 상대방이 결코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확신이 들면, 그때부터는 상대로부터 받는 것이 적더라도 훨씬 더 많은 것을 줄 수 있게 된다.
나와 같이 저마다 자신만의 기준을 만들고, 그것을 토대로 인간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이러한 기준에 정답은 없지만, 사람을 대할 때 유독 '실질적인 무언가를 얻을 수 있는가'에만 초점을 맞추는 사람들도 있다. 상대방의 외모, 직업, 집안, 인맥 등을 고려해 자신에게 도움이 될 사람들만을 곁에 두는 사람들 말이다.
내가 만난 좋은 사람들 또한 자신에게 도움이 될 사람들을 곁에 두었다. 하지만 앞서 말한 그들과는 기준이 조금 달랐다. 비록 상대의 현재 상황이 조금은 초라하고 보잘것없을지라도 발전할 가능성이 충분하거나, 정신적인 성숙함이 느껴진다면 기꺼이 자신의 곁을 내어주곤 했다. 좋은 사람들은 당장 보이는 가치뿐만 아니라 내재된 가치까지 꿰뚫어 볼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었다.
자신이 가진 것을 얼마나 흔쾌히 내어주는가
흔히 가진 것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것을 베풀기 쉽다고 생각한다. 100만 원을 가진 사람과 10만 원을 가진 사람 중, 당연히 100만 원을 가진 사람이 돈을 쓰기 쉬운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소비'라는 개념이지, 그 소비가 '누구를 위해서'인지를 들여다보면 꽤나 흥미로운 사실을 볼 수 있다.
예전에 그런 사람이 있었다. 자신이 가진 부가 아주 많음에도, 만났을 때 밥은커녕 커피 한 잔조차 사지 않았던 사람이. 카운터에서 계산을 할 때면 한 발짝 뒤로 물러나 딴청을 피우던 사람. 그 사람은 내가 그것을 정말로 몰랐다고 생각한 것일까. 그때를 떠올려보면 헛웃음이 나온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자신에게는 펑펑 쓰면서, 타인에게 쓰는 돈은 고작 몇 천원도 아까워하는 사람이 있다. 반대로 다른 사람에게 무언가를 주고, 좋아하는 상대를 보며 뛸뜻이 기뻐하는 사람도 있다. 자신의 처지는 고려하지 않은 채 무작정 주기만 하거나, 거절을 하지 못해 이리저리 끌려가는 건 지양해야 한다. 그러나 주는 것의 기쁨을 아는 사람을 곁에 두면 행복해진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당신을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기꺼이 불편함을 감수하고 무언가를 해주는 사람. 그런 사람을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말과 행동에 무게가 있는 사람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거리감이 드는 사람 중 하나가 바로 '지나치게 가벼워 보이는 사람'이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말을 지나치게 늘어놓거나, 분위기를 띄우고자 자꾸만 무리수를 던지거나, 선을 넘는 장난이나 농담을 반복해서 하는 사람들. 그들을 보고 있으면 '왜 저렇게까지 하는 걸까'라는 생각이 절로 들곤 한다.
나이를 먹을수록 한 마디의 말, 한 순간의 몸짓에 의도치 않은 오해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누군가에 대한 내 감정이 쉽게 겉으로 드러나진 않을까 조심하게 되었고, 왜 그러한 감정을 느끼게 되었는지에 대해 곱씹어보며 이유를 찾을 때도 있었다. 상대가 보였던 행동과 느낀 감정 사이의 연관성을 생각하며, 나 또한 내가 싫어하는 행동을 다른 사람에게 한 적은 없었는지 떠올려보기도 했다.
자신이 하는 말과 행동이 어떤 의미인지 조심하는 사람은 선을 지킬 줄 안다. 선을 지킨다는 건 때로는 번거롭고 귀찮은 일이다. 하지만 그것을 꾸준히 하다 보면, 사람은 서서히 변하게 된다. 껍데기는 서서히 얇아지고 알맹이만을 드러낸다. 누구를 만나든, 어떤 상황에서든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런 사람은 함부로 대하기 어려운 법이다. 하지만 그 사람 또한 타인을 함부로 대하지 않는다.무게가 있는 사람이란 그런 사람이다.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이 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자신을 아껴주고 좋아해 주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어느 정도까지는 노력해야 할 것이다.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들에게조차 '난 나답게 살 거야'라며 마음내키는대로 행동하는 건, 자존감이 높은 게 아니라 그저 이기적인 사람일 뿐이라는 게 개인적인 의견이다.
자기 자신을 유지하는 것과 타인을 배려하는 것. 이 2가지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지는 사람마다, 처한 상황마다 다를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자신을 진심으로 생각해주는 사람에게는,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어느 정도는 내려놓을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당신에게 있어 중요한 것들을, 그 사람을 위해 기꺼이 내려놓을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당신이 그 사람에게만은 '좋은 사람'이란 걸 보여주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