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를 하기로 시작했을 때, 못하는 것보단 잘하는 게 더 낫다고 다들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만약 결과의 유무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있다면 어떻겠는가? 오늘은 "무엇을 하든, 가장 중요한 한 가지"에 대해 말해보려 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런 말을 한 번씩 입에 담곤 한다. "그래도 돈 많은 게 최고지" "예쁘고 잘생기면 장땡이야" 아이러니한 점이 하나 있다면, 이러한 뉘앙스의 말을 자주 하는 사람일수록 결정적인 순간엔 자신의 말과 다르게 행동하는 모습을 여럿 보인다는 것이다. 많은 돈을 원하면서도 중요할 땐 돈 이외의 것을 택하거나, 이성을 볼 때 외적인 부분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이상형과는 정반대인 사람을 만나 결혼하기도 한다. 이들에게 "왜 그런 선택을 했냐"라고 물어보면, 그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말한다. "그게 꼭 중요한 건 아니더라"라고.
일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많은 사람들이 "싸가지없고 못돼먹어도, 일만 잘하면 상관없어"라고 말이다. 회사에서는 본질인 '일', 즉 업무에 능통해야 한다는 것. 분명히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틀리지 않았다고 해서 그것이 꼭 맞다는 의미를 갖진 않는다.
과거에 나 또한 그런 경험이 있었다. 함께 일했던 사람들 중, 매우 일을 잘하는 남자가 있었다.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를 아주 빠르고 깔끔하게 수행했고, 회사에 있는 그 누구보다 일에 열중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보다 좀 더 늦게 일을 시작한 나로선, 그가 일하는 모습을 보며 '저렇게 일을 해야 인정받는구나'란 생각을 하며 하루빨리 일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한 기분을 느꼈던 가장 첫 번째 이유는 그가 밥먹듯이 지각을 했다는 것이다. 출근 시간은 8시 30분까지였지만 아슬아슬하게 도착하거나, 몇 분 정도 늦기 일쑤였다. 직장 상사들 또한 몇 분 정도 늦은 것이었기에 그에게 크게 뭐라고 하지 않았다. 그런 일이 몇 번 정도 더 생기자, 그의 출근 시간은 자체적으로 점점 늦어지고 있었다. 8시 30분이 40분으로, 9시로, 심지어는 10시 30분 이후에 도착한 적도 있었다. 그래도 주어진 일은 잘 해냈다.
잘못되어 간다는 느낌이 든 두 번째 이유는, 그가 말하는 태도였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는 '강약약강'이자 '내로남불'의 사람이었다. 자신이 편하게 생각하는 사람에겐 남이 듣기에도 '선을 넘는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심한 말을 곧잘 내뱉곤 했다. 반대로 기가 세 보이거나 자신만큼 일을 잘하는 사람에겐 한없이 부드럽게 행동했다. 자신이 운동을 한다는 이유로 주변 사람들에게 운동을 하라며 지나치게 설득하면서도, 자신의 불면증이나 아픈 곳에 대해서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이미 다 해본 것이다'라며 귀를 닫았다. 그 와중에도 해야 할 것들은 모두 해냈다.
결정적으로 그가 싫어진 이유는 '매일같이 하는 지각'도, '타인을 생각하지 않는 언행'도 아니었다. 나중에야 들은 얘기지만, 그는 따로 사장을 만나 연봉협상을 했다고 했다. 자신이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 비해 적어도 2배 이상의 일을 하고 있으니 그만큼의 돈을 받아야겠다고 말이다. 그와 나를 포함해 다른 사람들이 하고 있던 일은, 그 혼자만의 힘으로는 절대 완성될 수 없는 일이었다. 결국 그는 연봉협상에 실패했고, 회사를 그만뒀다.
지금도 나는 무엇을 하든 적어도 제 몫은 해내야 한다고 믿고 있고, 그렇게 행동하고 있다. 그만큼 내가 가진 능력에 대해 인정받고 싶은 욕구도 갖고 있으며, 그것이 사회생활에선 '돈'이라는 것도 이해한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한 '그'와 나는 삶에서 추구하는 방향이 완전히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는 오로지 '능력에 대한 입증'이라는 한 가지만을 보고 움직였다. 많은 사람들이 강조하는 것처럼, 그는 매우 일을 잘했다. 그것은 나뿐만이 아니라 함께 일했던 모든 동료들과 직장 상사들도 인정했었다. 그러나 그에 대한 이미지는 한결같이 "일은 잘한다"였다. "일도 잘한다"가 아니라.
내가 그에 비해 업무능력은 부족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내게는 '일', '업무능력'만이 회사생활의 전부는 아니었다. 그보다 중요한 건 "내가 이 일을 얼마나 진심으로 대하고 있는가"였다. 그래서 지각을 하려야 할 수가 없었다. 하루 중 가장 오랜 시간을 회사에서 보냈기에,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웬만하면 즐겁게 일하고 싶었다. 그에 비해 일은 잘 못해도, 내가 실수하거나 놓치는 부분들을 다른 분들이 메꿔주고 있었고 나 또한 그랬다. 그는 70을 했지만 혼자였으며, 나는 혼자서는 50이었지만 다른 사람들과 함께 90에서 100을 했다.
당신은 지금 하고 있는 것, 좋아하는 것에 대해 얼마나 진심인가. 그저 남들도 다 그렇게 한다는 이유로 흐름에 편승하여 따라가고 있진 않은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조차 모르는 채 "그래, 돈이 제일 중요하지", "맞아, 예쁘고 잘생기면 뭐든 다 좋아"라며 고개를 끄덕거리고 있진 않은가.
돈을 많이 벌진 못해도 정말로 좋아하는 일을 찾아 하고 있는 사람. 또는 자신의 일을 진심으로 즐기는 사람. 한눈에 띌 정도로 외모가 뛰어나진 않더라도, 대화를 하면 할수록 매력이 넘치는 사람들이 있다. 최근 '다나카' 캐릭터로 대활약하고 있는 개그맨 김경욱 씨. 그는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무려 4년 동안이나 이 캐릭터를 연기해 왔다고 말했다. 분명 자신의 기준에선 너무 재밌지만, 빛을 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바람에 주변 사람들로부터 이젠 포기하라는 걱정 또한 많이 받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을 믿고 포기하지 않았고, 지금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자신이 믿고 있는 것에 진심인 사람들은 결코 무언가를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그로 인해 무엇을 얻든, 잃든 주변 상황에 별로 개의치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들은 겸손하다. 자신 또한 힘든 시기를 겪은 적이 있었기에, 타인의 힘듦을 보며 과거의 자신을 떠올리기 때문이다. 차가워 보일 때도 있지만 누구보다 따뜻하며, 부드럽지만 내면은 단단한 사람들. 그들에게 잘하고 못하고는 중요하지 않다. 그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건 바로 무언가를 대하는 자신의 마음이자 진심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