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하면 추측하지 말고, 그냥 물어보세요

by Quat


살다 보면 누군가가 자신에게 건네는 말과 행동의 의미가 제대로 파악되지 않을 때가 있다. 갑자기 나한테? 왜 그런 말을 하는 거지? 흥미로운 건,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행동을 한 사람에게 직접 의미를 물어보기 전, 주변 친구들이나 가족들에게 먼저 그 사람의 왜 그런 말을 했는지에 대해 질문을 한다는 것이다. 만약 그래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어떨까. 이쯤 되면 당사자에게 직접 물어본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들 중 대다수는 지인들의 말을 토대로 자기 나름대로 결론을 내린 뒤 그 일을 뒤로 묻어둔다. 그리고 그런 일을 반복적으로 겪다가, 상대와 멀어지거나 관계를 끊어버리곤 한다. 이해되지 않는 상대의 행동을 보았을 때, 당신은 어떤 식으로 행동하는 편인가. 오늘은 "상대방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을 때"에 대해 말해보려 한다.






일을 하다가, 어딘가에 놀러 갔다가, 여러 사람들과 어울리거나 하는 등 다양한 장소와 상황 속에서 우리는 때로 누군가를 쉽게 이해할 수 없게 되는 경우를 겪는다. 자신의 기준에선 별 것 아닌 실수임에도 상대가 벌컥 화를 낸다거나, 낮잡아보는 행동을 하거나, 당신과 그 사람이 알게 된 시간보다 더욱 지나치게 무례하게 굴 수도 있다.



성향에 따라 어떤 사람은 똑같이 화를 내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좋은 게 좋은 거지'라는 생각으로 넘어가기도 한다. 지금까지 이와 같은 상황에 처한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 크게 두 가지 부류로 나눌 수 있었다. 하나는 '자신'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었고, 또 다른 하나는 '주변 사람들과 상황'이 우선인 사람들이었다.






먼저 자신을 우선시하는 사람들인 경우, 상대방이 자신에게 하는 행동에 대해 곧바로 맞받아치거나 역으로 질문을 던지는 행동을 보였다. "그 말이 대체 무슨 의미인 건가요"라고 물어보며 상대의 의도를 파악하려는 사람도 있었으며, "당신은 얼마나 잘했길래"라며 똑같이 화를 내는 사람들도 꽤나 많았다.



물론 상대가 어떤 이유로, 어떤 식으로 행동했느냐에 따라 그들의 반응 또한 다를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감정을 우선시하는 사람들도 다시 크게 2가지 유형으로 나누어보면 '이성적인 타입'과 '감정적인 타입'으로 나뉘었다.



이성적인 타입에 속하는 사람들은 그 사람이 '왜' 자신에게 그러한 행동을 했는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싶어 했다. 그렇기에 그들은 화가 나도 감정을 먼저 드러내지 않았다. 그 대신 말과 행동 뒤에 숨겨진 의중을 알아내기 위해 질문을 많이 던지는 편이었다. "어떤 게 그렇게 기분이 나빴던 건데?" "내가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이만큼 화가 나진 않았다는 말인 거지?" 그렇게 그들은 자신만의 기준으로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하며, 자신의 내적 기준에 근거해서 '충분히 화를 낼 만했다'라고 판단이 들면 정중히 사과를 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엔 그들은 호락호락하게 넘어가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감정적인 타입에 속하는 사람들은 의도보다는 그 사람의 말이나 행동 '그 자체'에 집중하는 편이었다. 예를 들어 연인이 자신을 사랑하는 의미에서 한 말일지언정, 그것이 자신이 원하는 표현이 아니라면 서운해하거나 토라진 듯한 행동을 보이곤 했다. 자신이 아끼거나 믿었던 사람일수록 그들이 받을 서운함은 당연히 커질 수밖에 없었기에, 그들은 한번 감정이 요동치게 되면 이성적인 대화를 하기보단 자신의 감정을 추스르는데 온 힘을 쏟았다. 상대에게 자신이 느낀 감정을 쏟아내거나, 혼자 있는 시간을 가지며 감정을 삭이는 식으로 평소처럼 돌아가기 위해 노력했다.






이와 반대로 주변 사람들과 상황을 먼저 신경 쓰는 유형들은, 자신이 화가 났다고 해서 바로 화를 내진 않았다. 자신과 상대방의 불화로 인해 애꿎은 사람들까지 불편해지는 걸 원하지 않기에, 그들 대부분은 감정을 삭이는 동시에 평소처럼 행동하는 데에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편이었다. 그리고 그 상황이 종결되면 그때부터 아까 있었던 일을 머릿속으로 복기하며 자신이 무엇을 실수한 건지, 상대가 왜 그렇게 화를 낸 건지에 대해 분석을 하며 나름대로의 결론을 내리는 것이다.



나 또한 이 경우에 해당한다. 단 둘이 있는 상황에서 내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상대가 한 경우라면 곧바로 대화를 하려고 하지만, 나와 상대방 외에 다른 사람들까지 있는 상황에서는 분위기를 망치지 않게 하기 위해 애를 쓰는 편이다. 그 이후 혼자 있는 시간에 그 상황을 정리해 보며 왜 그런 일이 발생했는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생각하는 것이다.



여기서 내가 추가적으로 한 가지 더 생각하는 부분이라면, 바로 그 사람이 '상식적인 대화를 할 수 있는 사람'인지를 판단해 보는 것이다. 지금까지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느낀 것 중 하나는, 상식적인 대화가 통하지 않는 사람을 붙들고 계속 대화를 시도하는 것만큼이나 힘들고 지치는 건 없다는 점이다. 만약 대화를 해서 풀 수 있는 사람이라면 대화를 하겠지만, 대화를 할수록 더욱 관계가 틀어지는 사람이라면 차라리 거리를 더 두는 방식을 선택하는 편이다. 물론 상황에 따라 당장 거리를 둘 수 없는 관계인 사람도 존재한다. 그럴 땐 나름의 선을 두고 최대한 필요한 얘기들만 나누다가, 상대가 또다시 선을 넘는 경우엔 어떤 식으로든 표현을 하는 것이다. 나중엔 어떻게 바뀔지 모르겠지만 현재로선 이 방법이 최선이라 생각하고 사용하는 중이다.





이 글을 쓴 가장 큰 이유는, 요즘 들어 많은 사람들이 당사자와 있었던 일들을 그 사람과 직접 대화로 풀기보단 자꾸 타인의 입을 빌려서 나름의 결론을 내리는 경우가 많아짐을 보았기 때문이다. 문제가 터지고 오해가 생긴 건 A인데, 정작 B와 C를 만나 A에 대한 얘기를 하고 그 근거와 자신의 생각을 합쳐 A를 특정한 인물이라 판단하는 것.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일들이 자꾸 생기는 이유는 바로 '자기 보호 본능'이 아닐까 싶다. 인간관계에서 자꾸만 상처를 받는 일들이 늘어나다 보니, 자신이 상처를 받지 않기 위해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을 '별로인 사람'으로 낙인 짓고 그 사람과 아예 거리를 둬버리는 것이다. 아예 엮이지 않으면 상처를 받을 일도 없으니까 말이다.



물론 이런 선택을 하는 건 오로지 본인의 자유에 달려 있다. 하지만 이런 행동들을 자꾸만 반복적으로 하게 되면 솔직하게 사람을 대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진다. 누군가를 진심으로 믿는 게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상처받지 않기 위해 자꾸 누군가를 예측할수록, 정말로 좋은 사람들이 곁에 남을 가능성은 낮아지게 되는 것이다. 생각해 보라. 당신이라면 자기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내지 않는 사람에게, 진정한 당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는가? 한 명의 좋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선, 수십 명의 그렇지 않은 사람을 만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상처받기도 하고, 힘들었던 경험을 통해 사람을 보는 눈을 기르게 된다. 있는 그대로를 드러낼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구분할 수 있는 힘이 길러진다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는다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자신의 진심을 전달했음에도 번번이 거절당하거나, 부정적인 말들을 들은 사람에겐 더더욱 힘들다. 그러나 그러한 상처를 이유로 사람들과 진심으로 소통하지 못하는 동시에 좋은 사람을 만나길 바란다는 건, 개인적으로는 엄청난 모순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당신이 상대를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왜 당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말하지 못하는가? 당신이 생각하는 것처럼 정말로 상대가 좋은 사람이라면, 당신이 어떤 얘기를 하든 일단은 들어주고 그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들려줄 것이다. 어쩌면 당신이 상대에게 솔직하지 못한 이유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처럼 상대가 좋은 사람이 아니라 "실은 그보다 별로인 사람이란 걸 스스로가 알게 되었을 때 느낄 두려움 때문"은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 보라.



궁금하다면 직접 물어보라. 당사자가 아닌 타인이 말해주는 게 맞을 순 있겠지만, 어떻게 당사자보다 더 정확하게 알 수 있겠는가! 관계가 끊어질까 봐, 예상과는 달리 상대가 별로인 사람이란 걸 알게 될까 봐 자꾸만 다른 사람들을 붙잡고 마치 '답정너'처럼 "네가 봐도 그런 거 같지?"라는 말을 하면 할수록 당신의 이미지만 추락한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타인과 맺는 관계 속에서 진심만큼 사람을 울리거나 변화시키는 건 없다.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단 하나만 기억하길 바란다. 정말로 좋은 사람이라면 당신의 진심에 억지로 공감하지도, 부정하지도 않은 채 '있는 그대로를 이해하려 노력할 것'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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