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살면서 가장 알다가도 모르는 게 있다면, 바로 '사람'이 아닌가 싶다. 같은 침대에 누워 사랑한다고 달콤한 말을 속삭이던 사람이 사실 다른 이성에게도 똑같은 말을 했단 걸 알게 되는가 하면, 삶을 포기하려다 처음 본 사람에게 다시 삶을 살아갈 용기를 얻기도 한다.
인간관계에서 상처를 받거나 도움을 받았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믿을 수 있는 사람과 믿지 못할 사람을 나누는 기준은 "현재의 나"에게 달려 있다는 것이다. 언뜻 들으면 아주 당연한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이야말로 현재 나라는 사람이 얼마나 '사람 보는 눈'이 있는지를, 가장 확실하게 알 수 있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유독 주변 사람으로부터 상처를 많이 받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 대부분은 자신의 '사람 보는 눈'에 지나친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주변 사람들이 모두 만류했음에도 되려 그 사람들을 멀리 하고 자신의 기준에 충족한 상대와 관계를 시작한다. 시간이 지나 자신의 선택에 대해 후회를 한 뒤 온갖 상처를 받고 나서야 힘들게 상대와의 관계를 정리한다, 그 후 자신이 밀어낸, 기존 사람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다시 그들과 관계를 맺는다. 상처가 아물고 나면 또다시 과거에 같은 기준으로 누군가를 만나고, 비슷한 행동을 되풀이하는 것이다.
사람에게서 상처를 많이 받는 또 다른 부류라면, 상대를 의심하면서도 그러한 의심을 해소하기보단 애매하게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여기에 속한 사람들은 '괜찮은 사람'에 대해 나름의 기준을 갖고 있으며, 주변 사람들의 말도 귀담아듣는 편이다. 다만 그들이 저지르는 가장 큰 실수가 있다면, 기준이 있음에도 "자신의 감정에 따라 기준을 쉽사리 바꿔버린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담배 피우는 사람은 절대 안 만나'라고 말하지만. 외적인 모습이 이상형이라면 '내 앞에서만 안 피면 되지'라는 식으로 말을 바꾸는 것들 말이다. 그렇게 관계를 시작하게 되더라도, 결국 처음에 가지고 있던 자신의 기준 때문에 관계가 끊어지는 경우들이 대다수였다.
자신이 선호하는 사람에 대해 어떤 기준을 갖고 있든, 그건 상관이 없다. 다만 자신이 왜 그 기준을 갖고 있는지에 대한 이유를 남들이 물었을 때, 본인 스스로가 명확하게 답하지 못한다면 그것을 기준이라 할 수 있을까.또한 그러한 기준을 상황이나 사람에 따라 손바닥 뒤집듯 바꿔버린다면, 누가 당신의 말을 믿을 수 있을까.
앞서 말했듯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은 '현재의 나''에게 달린 것이다. 특정한 사건을 통해 그러한 기준이 바뀔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러한 기준이 너무나 쉽게, 자주 바뀐다면 스스로 '괜찮은 사람'이라 믿는 사람의 근본부터 재정립할 필요성이 있다. 반대로 그러한 기준을 너무나 굳건하게 유지하고 있지만, 결과가 매번 좋지 않다면 그러한 근거 자체가 잘못되었을 수도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끝으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상처받지 않고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말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의 의미는 다를 수 있다. 나 또한 현재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다양한 이들로부터 수없이 많은 마음의 상처를 받았었다. 하지만 그런 과정을 통해 '정말로 나와 잘 맞는 사람', '내가 괜찮다고 느끼는 사람'에 대한 기준을 바로 세울 수 있었다. 타인의 입을 빌려, 각종 서적이나 영상을 통해 '괜찮은 사람'을 하나로 정의하기엔, 우리는 고유의 색깔을 지닌 제각각의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나는 당신이 사람들과 만나 관계를 맺는 것에 대해 너무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한다. 과거 당신에게 상처를 준 사람들로 인해 더 이상 사람을 만나지 않는다는 건, 스스로에게 지나친 형벌이 아닌가. 물론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잠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 정도는 괜찮다. 다만 사람으로부터 받은 상처를 완전히 치유하기 위한 방법 또한 '사람으로부터'라는 걸 받아들이길 바란다. 그것을 한 번 경험해 보면 당신 또한 알게 될 것이다. 많은 이들이 "내 주변엔 좋은 사람이 없어"라고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여전히 이 세상엔 좋은 사람들이 많이 살아가고 있다. 그 사람들을 찾아 관계를 맺기 위해선 다른 어떤 것들보다 당신의 용기가 가장 최우선이라는 것 말이다. 좋은 사람과 좋은 사람이 알아가기 위해선 결국 한쪽이 먼저 다가갈 수밖에 없다는 걸, 당신이 기억하길 바란다.